檢, '제2 프로포폴' 에토미데이트 무분별 투약한 의사 구속기소

프로포폴 중독자를 상대로 ‘제2의 프로포폴’이라 불리는 전신마취제를 무분별하게 투약한 의사가 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김보성 강력범죄수사부장)은 23일 의사 A씨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부정의료업자)죄 및 약사법위반죄, 의료법위반죄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전경. /뉴스1

A씨는 2019년 9월~2024년 6월 프로포폴 중독자 75명에게 5071회에 걸쳐 총 12억원을 받고 전신 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또 무호흡, 과호흡 등 부작용 우려가 있어 의사만 주사할 수 있는 마취제를 간호조무사들로 하여금 주사하게 한 혐의도 있다.

A씨는 2023년 9월 약물에 취한 상태에서 무면허로 람보르기니 차량을 운전하다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자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한 이른바 ‘람보르기니 남’ 홍모씨에게도 에토미데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에토미데이트는 ‘우유 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마취제지만, 프로포폴과 달리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지 않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관리·감독 대상이 아니다. 중독성과 내성, 신체적 의존성 등이 의료용 마약류로 지정할 만큼 높지 않다는 이유였다. 검찰은 A씨가 이 같은 점을 악용해 프로포폴 중독자들에게 에토미데이트를 남용하며 투여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앞으로도 의료인의 자격을 이용해 의료용 마약류를 불법 취급한 행위에 대하여 무관용 원칙을 적용,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다.

한편 최근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직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씨가 지인을 통해 에토미데이트를 다량으로 구했던 것으로 알려지는 등 각종 오·남용 문제가 불거지자 식약처도 에토미데이트를 의료용 마약류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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