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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1 (목)

검찰총장 '패싱'에 2인자 공개비판…검찰 내부 균열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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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조사 두고 이원석 패싱 여파 일파만파

민주, 검수완박2 추진 예고…檢 "적은 밖에, 내부서 싸우면 되나"

뉴스1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4.7.23/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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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재민 이밝음 기자 = '검찰총장 '패싱'→검찰 2인자 공개 비판→진상 파악 지시→수사 검사 사표'

최근 이틀간 검찰에서 일어난 일은 이렇게 요약된다. 표면적으로는 검찰 서열 1·2위의 갈등이지만 속내는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총장의 갈등이 핵심이다.

여기에 진상 파악 지시와 대상자의 사직이 겹치면서 검찰 내부가 들끓고 있다.

같은 시각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즌 2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싸워야 할 적은 내부가 아닌 외부"라며 갈등을 조기에 수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패싱 논란의 발단은 지난 20일 김 여사에 대한 서울중앙지검의 비공개 소환 조사 과정에서 비롯됐다.

서울중앙지검은 21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수사를 진행했지만 이 총장에게 보고한 건 조사 10시간 뒤인 오후 11시 30분 무렵이다.

대검찰청은 "이 총장 및 대검 간부 누구도 보고받지 못했다. 사후 통보해 왔다"고 불쾌감을 드러냈고 이 총장은 '격노'했다고 전해졌다.

그간 이 총장은 '성역 없는 수사'를 기치로 검찰 소환 조사를 주문했다. 하지만 이창수 중앙지검장이 김 여사 측과의 조율을 이유로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조사를 했기 때문이다.

이 지검장은 해당 경위를 설명하기 위해 이 총장 집까지 찾아갔지만 만남을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지검장은 전날(22일) 대면보고에서 이 총장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고 이 총장은 대검에 진상 파악을 지시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검찰 내부까지 번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로 파견돼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 중이던 김경목 공정거래조사부 부부장검사가 이 총장의 진상조사 지시에 불만을 표하며 사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 조사를 두고 대대적인 여론전과 함께 '김건희 특검법' 추진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섰다. 아울러 검찰청 폐지 및 수사·기소 분리 등을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법안을 이달 중 당론으로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그간 검찰은 검찰개혁 법안뿐 아니라 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사 탄핵 등에 대해선 한목소리로 우려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이번 패싱 논란으로 단일대오가 깨졌다는 평이 나온다.

다만 이 총장이 문책인 감찰이 아닌 진상 파악을 지시한만큼 이 총장과 이 지검장의 갈등이 진상 파악 결과에 따라 조기에 봉합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통화에서 "감찰까지 가지 않고 봉합한 뒤 외부 피의자들과 싸우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검사장은 "지금 검찰은 검수완박 시즌2 등 산적해 있는 과제들에 대해 한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며 "적은 밖에 있는데 내부에서 싸우면 되겠는가"라고 했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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