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존슨 둘 다 민주당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 /조선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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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든 B. 존슨 전 대통령이 전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된 지 2시간 8분 만에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안에서 취임 선서를 하는 모습. /조선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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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해 단임으로 물러나는 경우는 있었어도, 재선 도전 자체를 포기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경선 과정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사람은 역대 대통령 45명 중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과 린든 존슨 전 대통령 단 2명이다. 여기에 21일 대선 후보 사퇴를 선언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추가됐다. 셋 다 민주당 소속이다.
트루먼과 존슨은 비슷한 정치적 궤적을 밟았다. 두 사람 모두 부통령 시절 현직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트루먼은 1945년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네 번째 임기 도중 사망하면서 대통령직을 이어받았고, 존슨 역시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취임 3년 차에 암살당하면서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트루먼은 1948년, 존슨은 1964년 치러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에 손쉽게 이기며 독자적 첫 임기를 시작했지만, 이후 지지도 급락이라는 현실에 직면했다.
트루먼은 대규모 병력을 파병한 6·25 전쟁이 장기 교착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이로 인한 대중의 피로감이 국정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존슨 또한 미군이 고전하던 베트남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하면서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두 사람이 민심의 풍향계로 꼽히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계기로 중도 사퇴 결심을 굳힌 것도 공통점이다. 트루먼은 1952년 3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에스트 케포버 후보에게 10%포인트 차이로 패배하자 흐름을 뒤집기 어렵다고 보고 후보직을 내려놨다. 존슨 역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경쟁자였던 유진 매카시 상원의원에게 가까스로 승리를 거두는 결과가 나오자 재선을 포기했다. 지병이던 심근경색·고혈압 증세가 악화한 것도 후보 사퇴에 영향을 끼쳤다.
일각에서는 트루먼·존슨의 사례와 바이든의 사퇴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루먼과 존슨은 재임 중 국내외 상황이 지지율 하락에 크게 영향을 끼친 반면, 바이든은 ‘고령’이라는 개인적 약점이 사퇴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CNN은 “인지능력에 대한 문제 때문에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바이든이 처음”이라고 했다.
또 당내 후보 경선 초기에 사퇴한 두 사람과 달리, 바이든은 일찌감치 경선에서 대의원 과반을 확보해 사실상 민주당의 공식 후보인 상황에서 사퇴했다는 점도 차별화된다.
지지율 하락이 원인이었던 트루먼과 존슨의 재선 도전 포기는 공화당으로의 정권교체로 이어졌다. 1952년 트루먼 대신 본선에 나선 애들레이 스티븐슨 일리노이주지사는 2차 대전 전쟁영웅으로 인기가 높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후보에게 참패했다. 1968년에는 존슨을 부통령으로 보좌했던 휴버트 험프리가 대선 후보로 나섰으나, 8년 만에 대선 본선에 올라온 리처드 닉슨에게 맥없이 패배했다. 현직 대통령의 연임 도전 포기가 정권교체의 길을 닦아줬던 과거 징크스가 이번 대선만큼은 깨지길 민주당은 간절히 원하고 있고, 공화당은 예외 없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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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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