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우주로 뜬 AI … 화성 데이터도 우주정거장서 처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본 스타트업 '데가스'는 아프리카 가나에 있는 농부를 지원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다. 데가스는 우주에서 촬영한 지표면 사진을 기반으로 생성형 AI를 통해 어느 지역이 물이 부족하고 충분한지, 병충해를 입은 지역이 어디인지를 분석한다. 이렇게 얻은 데이터로 가나 4만2000여 명의 농부에게 작물에 대한 권고 사항을 전달한다. 우주산업에 AI를 적용한 사례 중 하나다.

클린트 크로시어 아마존웹서비스(AWS) 항공우주 및 위성사업부 총괄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생성형 AI를 우주산업에 적용하는 것은 이제 걸음마 단계"라며 "앞으로 훨씬 다양한 사용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시어 총괄은 미국 공군과 우주군에서 33년간 복무하고 미 중앙사령부 우주군 국장을 지낸 우주 전문가다. AWS는 최근 우주 분야 생성형 AI팀을 신설하고 우주산업에 생성형 AI를 접목하기 위한 사용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 AWS는 또한 아마존의 우주 분야 로드맵인 '프로젝트 카이퍼'의 인프라스트럭처도 지원하고 있다. 크로시어 총괄은 "AWS는 위성통신 분야에서 영국의 원웹을 포함해 수십 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AWS는 클라우드의 지상국 서비스인 'AWS 그라운드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서울에도 있다. 국내에서 지구 표면을 관측하는 위성을 운영하는 나라스페이스도 AWS의 대표적인 고객사다.

AWS는 국제 우주정거장에 컴퓨팅 장비 '스노콘'을 활용해 화성 탐사선, 위성 등이 우주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지구까지 전송하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에지 컴퓨팅을 지원한다.

그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호가 데이터를 수집해 3억마일이 떨어진 지구상의 클라우드로 보냈다가, 처리해서 다시 3억마일을 돌아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데이터가 있는 곳 가장 가까이에서 처리하도록 하는 에지 컴퓨팅을 적용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우주 가까이에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AWS는 앞으로 생성형 AI 적용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항공우주 분야의 엔지니어링 영역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특히 위성이나 로켓 설계를 AWS 클라우드상 소프트웨어에서 설계하고 디지털 트윈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크로시어 총괄은 "그동안 설계해서 모델을 만들고 테스트해본 다음 문제가 있으면 분해하고 조립하는 것을 반복했다"며 "AWS에서 위성의 디지털 트윈을 만들면 소프트웨어 툴로 수백, 수천 번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최적의 디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은 이미 전 세계 우주정거장의 디지털 트윈을 만들었다"며 AWS의 기술력을 강조했다.

크로시어 총괄이 한국을 찾은 또 다른 배경에는 국내 공공 시장에 대한 AWS의 비전이 있다. 이달 초 열린 'AWS 퍼블릭 섹터 데이 서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AWS 퍼블릭 섹터 데이는 정부, 기관 등 공공 영역을 대상으로 세계 각국에서 AWS가 개최하는 행사로, 한국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다. AWS가 국내 공공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기회를 보고 확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크로시어 총괄은 "예상한 참가 인원이 500여 명이었는데 800명이 행사를 찾았다. 그만큼 한국 공공 영역에서 AWS의 오픈 데이터와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시장의 특수성에 대해 "한국은 강력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한 국가다. 이러한 디지털 인프라를 국민을 위한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은 시작 단계"라고 말했다.

크로시어 총괄이 공공 시장에서 강조한 것은 개방돼 있는 오픈 데이터다. 개방된 데이터를 활용해 공공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대병원은 6000여 명의 환자가 자발적으로 제공한 생체 정보로 '바이털 DB'를 구축해 AWS 오픈 데이터 플랫폼에 올렸다. 이 데이터에 전 세계 연구기관과 의료 서비스 제공자들이 접근해 연구하고 있다"고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AWS는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위해 필요한 보안 인증제도인 CSAP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AWS는 전 세계 143개 인증을 취득하는 등 공공 시장에서 요구되는 자격과 인증이 필요하다고 인지하고 있다"며 "지난해 10월에는 2027년까지 한국 시장에 58억8000만달러 인프라를 투자하고 국내총생산(GDP)에 113억달러가량의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정호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