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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7 (토)

72만개 일자리에 지원자만 2억명…印 ‘공무원 열풍’[헬로인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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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보장에 각종 혜택…의료 보험과 연금, 주택 제공도

印 청년들 “공무원 시험에 10년 고생할 가치 있어”

빠른 성장에도 좋은 민간 일자리는 부족

헤럴드경제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인도 프라야그라즈에 있는 정부 일자리 코칭 기관인 슈퍼 클라이맥스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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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인도가 연평균 7%대 고성장을 이어가며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5위에 있는 인도에서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일자리는 공무원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새로 생긴 72만2000개의 연방 정부 일자리의 지원자 수는 2억2000만명에 달해 3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최근에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초 인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6만명의 경찰을 뽑을 때는 약 500만명이 지원했다. 2만6000명을 뽑는 중앙 정부 보안 기관 경찰 채용에는 470만명이 몰렸다. 지난해 정부 부처 사무원과 운전기사를 뽑는 시험에는 7500개의 일자리를 놓고 260만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인도에서 공무원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배경에는 민간 부문의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데 있다.

인도에선 2017년 이후 매년 20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나오고 있지만 경제학자들은 이 중 상당수가 정규직이 아닌 자영업과 임시 농장 고용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공무원은 정부가 정년까지 자리를 보장해주고, 의료 보험과 연금, 주택 제공 등 민간에서 얻을 수 없는 혜택을 받는다. 인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각종 이권을 놓고 책상 아래에서 비공식 수입을 얻을 기회도 있다.

9년째 공무원 시험에 지원 중이라는 수닐 쿠마르(30)씨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최고 연령인 32세가 될 때까지 계속해서 도전할 계획이라며 “취업만 된다면 10년을 고생해도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직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다 인도에서 공무원 시험 학교는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2014년부터 학원을 운영 중인 마루프 아흐메드 대표는 연간 약 3만명의 학생이 오프라인과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며 “학원 수강생의 취업률은 5∼10%에 불과하지만, 수요는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민간에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끝난 인도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이 예상과 달리 단독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것도 일자리 부족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 정부는 내주 총선 후 첫 예산을 발표하며 새로운 제조 시설에 세제 혜택을 주고, 국방 부문에서 현지 조달을 장려하는 정책을 내놓아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아짐 프렘지 대학교 지속 가능한 고용 센터의 로사 아브라함 조교수는 “임금이 높고 정년 보장과 기타 혜택을 제공하는 일자리뿐 아니라 일자리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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