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대통령 부인 조사, 원칙 못 지켜…모두 제 책임"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이원석 검찰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를 조사하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지난 20일 검찰 청사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사후보고해 논란이 되고 있다. 2024.07.22 /사진=황준선

이원석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대면 조사에 대해 "국민들께 여러 차례 걸쳐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으나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국민들과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22일 밝혔다.

이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은 "일선 검찰청에서 어떤 보고도 받지 못했지만 일선 검찰청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것도 모두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남은 수사와 사건 처분에 있어 '모든 국민은 법앞에 평등하다'라는 헌법 원칙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제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총장은 이번 조사로 김 여사의 의혹이 해소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조사 결과에 대해 상세한 보고를 받고 나서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가 아닌 종로구 창성동 대통령 경호처 부속 청사에서 김 여사에 대해 비공개 대면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20일 오후 1시30분부터 21일 새벽 1시20분까지 1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이 총장은 사전에 이 조사에 대해 보고받지 못하고 조사가 끝나가는 오후 11시 30분께 사후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총장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이 총장은 '패싱' 논란에 대해서는 "진상과 경위를 파악한 다음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또 보고와 관련해 감찰 등 문책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이 총장은 "오늘(22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직접 보고를 받게 돼 있다"며 "진상을 파악해보고 나서 거기에 상응하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2022년 5월23일 대검찰청 차장으로 검찰총장 직무 대리로 (총장) 일을 시작했다"며 "2년2개월이나 검찰총장 역할을 했는데 무슨 여한과 미련이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국민과 헌법 원칙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고 그것이 부족하다면 그때는 제 거취에 대해 판단해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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