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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민주당 후보직 승계, 美 최초 흑인 여성 부통령인 해리스 1순위 [바이든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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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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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미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재선 도전을 포기를 선언함에 따라 차기 민주당 대선 후보로 누가 뽑힐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외신을 종합하면 민주당 대선 후보에 가장 접근한 인사는 카멀라 해리스(60) 부통령이다. 해리스는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해리스의 정체성은 이보다 더 복잡하다.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는 부모의 이혼으로 7살 되던 해부터 어머니 밑에서 컸다.

워싱턴 D.C.의 명문 흑인 대학인 하워드 대학교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이후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로스쿨에서 공부하고, 검사로 재직하다가 2016년 정계에 입문했다. 해리스는 2020년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에서 “어머니는 나에게 다른 사람에 대한 봉사가 삶의 목적과 의미를 준다는 걸 가르쳐줬다”고 언급할 만큼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해리스의 최고 강점은 바이든에게 없던 ‘젊음’과 ‘활력’이다. 바이든과 달리 낙태·성소수자 등 민주당이 밀고 있는 의제를 꾸준히 지지해 민주당 내부 지지가 탄탄하다. 이코노미스트와 유거브가 지난 13∼16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79%가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뚜렷한 행정 경험 부족과 부통령 재직시절 특별한 업적이 없다는 지적이 약점으로 꼽힌다.

해리스가 대선 후보직을 승계할 경우 선거자금 면에서 민주당에 유리하다. 현재 해리스는 바이든 대통령과 러닝메이트로 유세를 해왔기 때문에 연방 선거자금법에 따라 캠프가 모금한 선거자금 약 2억6400만 달러(3661억원)를 즉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다른 인물이 후보가 될 경우 선거 조직을 새로 꾸리고 자금을 새로 모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다만 해리스로 교체한다고 민주당이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CBS 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유거브에 의뢰해 지난 16~18일 등록 유권자 2247명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오차 범위±2.7%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와 가상대결에서 트럼프가 51%, 해리스 부통령이 48%로 집계됐다. 이는 트럼프-바이든 가상대결 시의 52%:47%보다 지지율 격차가 다소 작다.

해리스 부통령과 함게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도 대선주자 후보군으로 나란히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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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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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빈 뉴섬(57)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해리스에 뒤이어 대선 후보에 가장 다가가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뉴섬은 와인 사업에 뛰어들어 나중에는 호텔과 레스토랑 등 사업체만 23개를 운영할만큼 기업가로서 성공했다. 1996년 샌프란시스코 주차 및 교통위원으로 정치를 시작해 샌프란시스코 시장, 캘리포니아 부지사 등을 지냈다.

주지사 당시 사형제 폐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대한 강력한 방역정책 등을 추진했다. 낙태 희망자에 대한 교통 및 숙박비 지원 등을 발표하며 캘리포니아를 낙태의 “성지”(sanctuary)로 만들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본인은 “매일 매일 변함없는 강력한 믿음의 가톨릭 신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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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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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쉬 샤피로(58)는 주지사 이전에 펜실베이니아주 하원의원과 주 법무부 장관 등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해 펜실베이니아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7.25 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하고, 펜실베이니아주 방위군을 국경에 보내는 걸 거부하는 등 민주당의 기본노선에 충실하면서도 코셔(유대 율법에 따른 음식)를 먹는 보수적 유대인이다. 때문에 중도층에 대한 호소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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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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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첸 휘트머(53) 미시간 주지사는 민주당 내 젊은 여성 정치인의 대표격이다. 2000년 주 하원의원으로 선출되며 정계에 진출해 낙태 옹호 등 민주당 내에서도 진보로 분류된다. 대마초 합법화 및 성소수자 보호 역시 휘트머의 주요 정치 공약 중 하나다. ‘미시간의 풍부한 다문화 역사’를 옹호하며 불법이민자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와 대척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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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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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부티지지(42) 교통부 장관도 바이든의 대안으로 꾸준히 거론되는 젊은 정치인이다. 하버드 대학교와 옥스포드 대학교를 졸업한 후 맥킨지&컴퍼니 컨설턴트, 군장교 등을 거쳐 정치에 입문했다. 당 내에서는 중도파로 분류되는 그는 중국과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5년 게이임을 밝히고 3년 뒤 동성결혼을 했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 코리 부커 상원의원,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대선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사실 이들은 부통령 후보군이기도 하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될 경우 할께 할 부통령 후보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그레첸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를 꼽았다. 또한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역시 유력한 부통령 후보로 포함했다. 다만, 개빈 뉴섬 주지사의 경우 같은 주 출신이 정·부통령 출마를 제한한 미국 헌법에 따라 캘리포니아에 거주 중인 해리스 부통령과 뉴섬 주지사 둘 중 한 명이 집을 옮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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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미셸 오바마(60)도 후보군에 거론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미셸 오바마가 트럼프를 압도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남편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정치 인생을 해왔고, 버락 오바마에 못지않은 연설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 대중적 인기는 민주당 내 다른 정치인을 능가한다.

그러나 미셸 오바마는 현재 정치와는 선을 긋고 있다. 그는 2018년 보스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자신은 “정치에 열정을 가져본 적이 없고, 우연히 정치에 열정을 가진 사람과 결혼하게 되어 경기장에 끌려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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