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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6 (금)

“아기 혼자 계속 우는데 남편이 안 보여요”…아빠는 4시간 동안 화장실서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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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 보배드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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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갓 지난 아이를 거실에 홀로 둔 채 문이 고장 난 화장실에 갇혀 있다가 4시간 만에 구조된 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졌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오늘 겪은 일 화장실 갇힘 사고’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이제 막 돌 지난 딸내미를 키우는 평범한 30대 아빠”라며 “아이를 거실에 두고 화장실을 가야하는데 아이가 울어서 핸드폰으로 노래를 틀어 주고 (화장실에) 들어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볼일을 보고 나가려고 문을 여는데 잘 열리지 않았다”며 “처음에는 체육 전공에 운동을 열심히 한 나름 건장한 남성이기에 이것저것 해보고 안 되면 ‘그냥 문 부수고 나가야지’ 하고 정말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화장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당시 A씨는 안방 화장실을 이용했다. 면적이 좁고 창문도 없어서 숨 쉬는 것이 불편했다는 설명이다. 배수로에 대고 소리를 쳤지만 듣는 주민도 없었다.

A씨는 “몇 번 악을 쓰니 땀도 나고 호흡이 가빠오는데 군대에서 방독면 쓴 것처럼 산소가 부족해서 어지러워, 계속 ‘패닉이 오면 안 된다’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며 “여러 방법을 써서 (문) 손잡이를 잡아당겼고 변기 위에 올라가서 체중을 실어서 문을 세게 차 봐도 움직이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A씨는 “집 안 폐쇄회로(CC)TV를 자주 확인하던 아내가 이상하게 생각해 결국 점심시간에 집으로 왔다”며 “나는 갇혀 있었고 아이는 기진맥진인 상태라 결국 119 불러서 나왔다”고 전했다. A씨가 화장실에 머무른 시간은 4시간에 달했다.

A씨는 누리꾼들에게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화장실에 비상 연장을 구비하거나 휴대폰을 챙길 것을 조언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화장실 문을 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누리꾼들은 “큰일 날 뻔했다”, “화장실은 거실이나 방과 다르게 숨이 막히는 느낌이 있다”, “아내 덕분에 살았다”, “밀폐된 공간에 혼자 있으면 트라우마가 되기도 한다”, “화장실 갇힘 사고 은근 많이 일어난다”, “힘 세다고 해서 문 못 부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화장실 갇힘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방이나 화장실 문고리 작동 불가로 사람이 갇혀 출동하는 건수가 1년에 2만건 가까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화장실에 갇혔다면 사워기 헤드와 같이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도구를 이용해 문고리를 계속 쳐 봐야 한다. 운 좋게 문이 열릴 수 있다. 문의 손잡이 부분에 일자로 사각형 모양의 고리가 연결돼 있는데, 손가락이나 손톱을 이용해 그 고리를 돌려 문고리를 분리하는 방법으로도 개문이 가능하다.

만약 이 방법을 적용할 수 없다면 화장실 벽을 두드리거나 환풍기·배수구를 향해 계속해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대부분의 화장실에 환풍기가 설치돼 있다. 환풍기는 힘을 들이지 않아도 쉽게 뗴어낼 수 있다. 환풍기 안쪽은 공간이 넓어 울림이 있기 때문에 소리를 치면 이웃들이 들을 확률이 높다. 실제로 환풍기에 대고 계속해서 구조 신호를 보내 이웃의 도움을 받은 사례가 많았다.

불편하더라도 화장실에 갈 때마가 휴대폰을 지참하거나 드라이버 같은 도구를 화장실 안에 미리 비치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혼자 산다면 화장실 문을 완전히 닫지 않는 것도 예방법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안심 도어록 제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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