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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5 (목)

‘02-800-7070, 대통령 전화냐’ 추궁에…이종섭 “누구와 통화했는지 밝히는 것은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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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첩 보류 지시는 장관 판단”

이른바 ‘VIP 격노설’이 전달된 경로가 아니냐는 의심

주진우 당시 대통령 법률비서관(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에게도 전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은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이첩 보류를 지시하기 전 윤석열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답변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세계일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차 법제사법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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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장관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청문회에서 ‘02-800-7070 번호로 전화한 상대방이 누구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거듭된 질의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이첩 보류 지시는 장관의 판단에 따라 한 것이므로 그 전화가 쟁점이 될 수 없다”면서 “장관이 대통령이건 또는 참모건 누구와 통화했는지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31일 오전 11시 54분 ’02-800-7070‘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아 2분 48초간 통화한 직후 채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 경찰 이첩 보류 및 언론 브리핑 취소를 지시했다.

이에 대통령실 명의인 ’02-800-7070‘ 번호가 수사 외압의 배경으로 지목된 이른바 ‘VIP 격노설’이 전달된 경로가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돼왔다.

특히 같은 날 ‘02-800-7070’ 번호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수행비서,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현 국가정보원장), 주진우 당시 대통령 법률비서관(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에게도 전화가 걸린 사실이 최근 확인되면서 이런 의구심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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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차 법제사법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임성근(가운데) 전 해병대 1사단장은 증인선서를 거부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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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건태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국가안보실장, 법률비서관, 장관까지 개인 번호로 직접 전화할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뿐”이라며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전화를 할 수 있는 것도 역시 대통령뿐”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도 “그 시간대에 조 전 실장, 주 전 비서관, 원 전 장관 등과 통화할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다”고 추궁했지만, 이 전 장관은 “답변드리지 않겠다”고만 했다.

참고인으로 나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변호인 김정민 변호사는 “전체적으로 7070 전화는 회의 당시 대통령께서 사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며 “이 전 장관이 지난해 8월 2일 윤 대통령과 세 차례 통화한 것은 개의치 않고 인정하는데 유독 7월 31일 통화는 인정하지 않는 이유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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