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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서비스 장애로 전세계 통신 대란… 韓·美·호주·유럽 등 공항·방송·은행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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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마이크로소프트 사옥.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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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의 서비스 장애가 발생해 국내 포함 미국과 호주, 유럽 등 전 세계에서 항공사·언론사·은행·이동통신사 등의 시스템이 마비됐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한 사이버보안 회사의 업데이트가 정보기술(IT) 대란을 초래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각국 공항이나 방송사들의 운항이나 송출에 문제가 발생 중이다. 이번 사태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프로그램이 연관됐다. MS 측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류로 인해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얼리전트 항공 등 미국의 여러 항공사는 수십 분의 지연 사태를 겪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의 항공권 예약·발권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3사가 사용하는 독일 아마데우스 자회사 나비테어(Navitaire) 시스템이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운영됨에 따라 이러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온오프라인을 통한 항공권 예약에 오류가 발생하고 있으며, 공항에서는 직원들이 직접 수기로 발권해 체크인하고 있다. 다만 국내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아직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국내 게임사 펄어비스 ‘검은사막’ 운영진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갑작스러운 장비 이상으로 ‘검은사막’ 서버 불안정 현상이 발생했다”며 “사용 중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전 세계 동시 장애로 확인되며 정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펄어비스는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검은사막’ 서버를 내리고 7시까지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라그나로크 온라인’·'라그나로크 오리진’ 등 PC·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 그라비티도 이날 오후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게임 접속에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라비티는 이날 “타사에서 제공받고 있는 시스템 오류로 홈페이지 및 게임 접속이 불가한 현상이 확인돼 임시 점검 진행 중”이라고 공지하고 오후 2시부터 시스템 점검에 들어갔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MS가 엑스박스(XBOX) 콘솔과 PC 게임 패스를 통해 서비스하는 일부 게임도 이날 오전부터 서버 장애가 발생해 원활한 게임 이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최고 사이버 보안 당국은 이날 대규모 기술 중단 사태가 일어나 여러 방면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국가 사이버 보안 조정관인 미셸 맥기네스는 성명을 통해 “현재 정보에 따르면 이번 중단은 영향을 받은 기업이 사용하는 제삼자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기술적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킹과 관련 없는 기술적 문제임을 강조했다. “사이버 보안 사고임을 암시하는 정보는 없다”며 “우리는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계속해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내무부는 이번 마비 사태가 ‘크라우드스트라이크’라는 글로벌 사이버 보안 회사와 관련이 있다는 입장이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OS)인 윈도와의 충돌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술 마비 사태로 인해 방송국 업무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호주 국영 ABC방송은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대규모 네트워크 중단”을 겪고 있다고 했다. 시드니 공항 대변인은 일부 항공 노선 운영에 이 사태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들이 도착하고 출발하는 것 자체는 이뤄지고 있지만 저녁까지 일부 연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독일도 이번 기술 사태의 영향을 받았다. 베를린의 공항은 기술적 문제 때문에 체크인이 지연되고 있다고 X를 통해 공지했다. 독일의 증권거래소, 영국의 스카이뉴스 등도 운영이나 생방송 송출에 차질을 빚는 중이다. 스페인에서도 모든 공항이 ‘컴퓨터 사고’를 보고했다. 승객 수 기준으로 유럽 최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승객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크를 통해 운영되는 모든 항공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어떤 문제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IT전문 매체들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팰컨 센서를 업데이트하다가 시스템 충돌이 나타난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윈도 10을 사용하는 기업과 조직에 영향이 매우 컸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도 MS가 제공하는 윈도 PC가 자동으로 재부팅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화면이 갑자기 파랗게 된 뒤 ‘디바이스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표기가 나오면서 PC가 재부팅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TBS는 “트러블은 개인이나 기업 등 국내 외에 해외에서도 폭넓게 확인되어 세계 규모의 장애로 보인다”며 “일본 MS 측은 규모나 원인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입장을 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또한 성명을 내고 “AWS 내에서 윈도 관련 연결 문제 보고가 있어 조사 중”이라는 설명이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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