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20년 초과 아파트 상승률의 4배
공사비 급등에 재건축 기대 시들어져
사진은 19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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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연일 뛰며 3년 전 집값 급등기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아파트 연차별로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에는 지은 지 20년 된 아파트가 집값 상승을 견인했지만 최근에는 외면받는 모습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의 7월 셋째 주(15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8% 올라 1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매주 상승 폭을 키우고 있는데, 이번 주 상승 폭은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5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다만 3년 전 집값이 폭등했던 당시와 비교하면 양상은 조금 다르다. 지은 지 5년 이내인 새 아파트가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연령별 매매지수를 살펴보면, 올 들어 7월 셋째 주까지 준공 5년 이내 아파트 가격은 2.7%나 올랐다. 준신축급으로 통하는 준공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도 2.2% 올랐다. 하지만 지은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는 같은 기간 상승률이 0.7%에 그쳤다. 준공 5년 이내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준공된 지 20년 넘은 아파트의 4배에 육박한다.
지은 지 3년 된 서울 서대문구 홍제역 근처 홍제역해링턴플레이스의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초 12억4,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들어 1억 원 넘게 오른 13억7,000만 원에 손바뀜되는 등 최고가를 두 번이나 경신했다. 반면 길 건너편 지은 지 28년 된 현대그린 아파트의 같은 평수는 지난달 6억4,000만 원(6층)에 거래됐다. 1년 전 저층 아파트가 6억8,000만 원에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외려 올해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근처 지은 지 20년 넘은 아파트의 가격 변동 상황도 현대그린과 유사하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회사 아실 자료를 보면, 서대문구에서 최근 두 달 동안 이용자 관심이 높은 아파트 상위 10곳 중 2곳을 제외한 8곳이 모두 지은 지 10년 이내의 준신축급 아파트였다.
이는 최근 재건축 아파트 인기가 시들해진 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과거만 해도 재건축 아파트는 사업 단계별로 집값이 뛰며 큰 수익을 안겨줬지만, 최근엔 공사비 급등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늘면서 지연되는 사업장이 수두룩하다. 부동산 시장의 주요 소비 축인 2030 사이에서는 '먼 미래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오래된 집에서 견디며 살 필요가 있나'라는 기류도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새 아파트 분양가도 치솟아 분양 메리트가 줄어든 점도 한몫한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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