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총파업 결의대회가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려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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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파업이 11일차를 맞이한 가운데 노사가 조만간 교섭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생산차질 여부와 산업재해를 비롯한 안전보건과 관련한 공방을 벌이고 있던 상황에서 노사가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전삼노는 “지난 16일 회사에 교섭 재개 요청 공문을 보내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교섭 재개에 관한 회사의 입장을 오늘(18일) 중으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회사가 “교섭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노조가 파업 이후 처음으로 교섭 요청 공문을 보낸 만큼 노사 교섭은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전삼노는 회사의 반도체 생산차질과 품질 우려 등을 지속적으로 지적하며 회사 쪽에 대한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회사는 “생산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15일 전삼노는 조합원 대상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에 대비하는 내용을 담은,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기술센터(MTC)가 작성한 문건을 공개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전삼노는 “회사가 파업 장기화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생산 차질을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문건을 보면 회사 쪽은 오는 21일까지는 ‘비상대응 근무 피로도 증가 대책’의 일환으로 ‘설비 순환 아이들’(IDLE·가동정지)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업 3주차를 맞는 오는 22일부터는 평소처럼 24시간 설비를 가동하는 것이 아니라 “주간 집중 근무제로 전환”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파업 참가율이 높은 ‘8인치 반도체 생산라인’ 노동자들의 노동안전보건 문제까지 부각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파업에 부담을 겪는 것처럼 전삼노 역시 파업 기간엔 임금이 지급되지 않아 장기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울러 내달 초까지 회사와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전삼노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 전삼노는 현재 삼성전자에 조직된 노조 가운데 조합원 숫자가 가장 많지만 다른 노동조합이 회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경우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새로 밟아야 하고 단체교섭권·쟁의권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분쟁도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노사 모두 파업 장기화의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노사가 어떤 방식과 내용으로 단체교섭에 나설지 주목된다. 전삼노는 △전 조합원 노동조합창립휴가 1일 보장 △전 조합원 기본급 3.5% 인상 △성과급 제도 개선 △파업 참가 조합원에 대한 합당한 보상 등을 요구하는 한편 “회사가 교섭과 관련해 아무런 안을 제시하지 않으며 교섭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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