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방에 짓다 만 아파트 어떡하나”…분양보증 피해 5천억, 건설사들 법정관리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
올해 6월까지 분양보증 사고
총 13건...5728억원 규모 발생
“입주예정자 피해 최소화해야”

아파트 공사 전경. [사진출처=게티이미지]

시공사나 시행사가 자금난에 빠져 아파트 신축 공사가 멈췄을 때 발생하는 ‘분양보증 사고’가 올해 상반기에만 5000억원 규모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된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방 중소 건설사들이 하나둘씩 쓰러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확보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발생한 전체 분양보증(사용검사 전 임대보증 포함) 사고는 총 13건이다. 사고 금액은 572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 분양보증 사고금액인 4336억원(5건)보다 32% 이상 늘어난 수치다.

현행 주택법은 개발업자가 30가구 이상 아파트를 지을 때 반드시 분양·임대보증에 가입하도록 한다. 새집을 지어주겠다며 분양금을 받아놓고 실제론 공사를 하지 않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주택을 분양받는 수분양자를 보호하는 조치인 셈이다.

유형별로 보면 분양 후 계약까지 마친 신축 아파트를 약속대로 짓지 못하게 된 ‘주택분양보증’ 사고금액은 올해 상반기 3347억원(8건)이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주로 활동해온 남양건설, 아델리움이란 브랜드로 아파트를 지어온 한국건설 등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여파다. 수도권의 시공능력평가 122위인 선원건설도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맡고 있던 광주 동구 산수동 아델리움(797억원), 광주 남구 주월동 지역주택조합(624억원), 광주 광산구 센트럴파크 지역주택조합(454억원) 등에서 무더기로 분양사고가 터졌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출처=김은혜 의원실]

임차인을 먼저 구하고 공사를 시작한 민간 임대아파트 현장이 멈춘 ‘사용검사 전 임대보증금보증’ 사고 금액은 2381억원(5건)이다. 충남 아산 방축동 아르니퍼스트 아파트 건설 현장 사고금액이 1044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광주 신안 한국아델리움, 수기동 한국아델리움 스테이, 동구 궁동 한국아델리움 스테이 등 임대보증 사고 3건도 한국건설이 짓던 임대주택이다.

만약 시공사 파산이란 불가피한 사유로 공사가 멈추면 분양받은 사람들은 다른 건설사를 찾아 공사를 이어가는 ‘분양이행’과 그동안 낸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받고 해당 집을 포기하는 ‘환급이행’ 중 하나를 HUG에 요구할 수 있다.

김은혜 의원은 “분양보증사고의 가장 큰 피해는 수년 동안 내 집 마련의 꿈을 안고, 믿고 기다려온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HUG는 사고가 발생할 때 승계 시공사를 신속하게 선정하는 절차를 체계화해 입주 예정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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