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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0 (금)

"수컷 면역력 더 높은 이유는 자가포식 차이"… KAIST 연구진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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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예쁜꼬마선충 수컷과 자웅동체 사진 / 사진제공=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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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의 더 높은 면역력이 자가포식 능력의 활성화에서 비롯됐다는 연구 결과가 KAIST에서 나왔다. 불필요한 세포 구성성분을 스스로 제거하는 자가포식 능력을 활성화하는 정도가 수컷에서 더 활성화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KAIST는 이승재 생명과학과 연구팀(RNA 매개 건강장수 연구센터)이 자가포식 활성화 정도가 성별에 따른 면역력 차이에 미치는 영향을 발견했다며 18일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는 손주연 석박사통합과정, 권수정 박사, 이기윤 석박사통합과정 등이 공동 1저자로 참여해 세계적 과학학술지 오토파지(Autophagy)에 이달 4일자로 게재됐다.

자가포식이란 세포가 불필요하거나 손상된 세포 구성성분을 스스로 제거하는 과정을 일컫는 용어다. 이 과정을 통해 세포가 항상성을 유지하고 외부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인간의 생명 현상을 연구할 때 중요한 모델 생물로 쓰이는 예쁜꼬마선충을 활용해 성별에 따른 면역반응 차이를 연구했다. 예쁜꼬마선충은 수컷과 자웅동체 2가지의 성별을 지닌다. 연구진은 예쁜꼬마선충의 수컷이 자웅동체보다 다양한 병원균에 대해 더 높은 면역력을 보이는데 이는 자가포식에 중요한 전사인자인 단백질(HLH-30/TFEB, 에이치엘에이치30/티페브)이 더 높게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규명했다.

이 단백질은 외부 스트레스에 대응해 자가포식 능력을 높여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는 중요한 단백질이다. 수컷 선충은 이 단백질이 더 활발하게 작동해 면역력을 크게 높였다. 또 연구진은 HLH30/TFEB에 의해 조절되는 자가포식 유전자 중 atg-2/ATG2가 수컷 면역력 증진에 필요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자웅동체 역시 식이제한 등 자가포식을 활성화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면역력이 높아지는 점도 보였다.

이승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성별에 따른 면역력 차이의 원인이 자가포식 활성화 정도에 있음을 밝혀낸 중요한 연구"라며 "향후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 면역 반응을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별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는 면역 반응을 이해해 성별에 따른 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도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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