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차
헤일리 디샌티스 “강력 지지”
라이벌 연설에 트럼프 미소
‘귀에 거즈’ 붙인 당원들 환호
헤일리 디샌티스 “강력 지지”
라이벌 연설에 트럼프 미소
‘귀에 거즈’ 붙인 당원들 환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째 행사에 참석해 지지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총상을 입은 오른쪽 귀에 거즈를 댄 채 등장했다. 2024.07.17 [사진 =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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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당대회 2일 차인 16일 저녁 8시(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 포럼.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70년대 펑크록 밴드 라몬즈(Ramones)의 ‘내가 당신에 대해 좋아하는 것(What I like about you)’이라는 곡을 배경음악으로 객석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객석을 향해 “땡큐”를 거듭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먹 불끈’ 자세를 여러 차례 취한 뒤 자신의 좌석으로 이동했다. 자리에는 전날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 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날 전당대회는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Make America Safe Once Again)’를 주제로 열렸지만, 그보다도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연설이 더 기대를 모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선후보 경쟁을 벌였던 두 사람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전당대회를 찾았기 때문이다.
미국 방송인 CBS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전 대사와 디샌티스 지사의 연설을 듣기 위해 잡혀 있던 일정을 변경해 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16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 날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헤일리 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2024.07.17 [사진 =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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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전당대회에 초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던 헤일리 전 대사는 연단에 올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강한 지지를 보낸다”면서 연설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100% 의견일치를 본 것은 아니었지만, 의견이 일치할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을 계속 강하게 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데에 동의했다”며 “강력한 대통령이 전쟁을 막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의 연설이 끝나자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경선 과정에서 비방전을 주고받았던 두 사람이 전당대회 무대에서 화합을 이루는 모습이 연출된 셈이다.
한때 ‘트럼프의 대항마’로 불렸던 디샌티스 지사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우리의 국경은 안전했고 조국은 존중받았다”며 “우리는 하루 24시간, 주 7일을 이끌 수 있는 최고 통수권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령 논란’을 빚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다. 디샌티스 지사는 피격사건 이후 트럼프의 상징이 된 ‘싸우자(fight)’를 외치며 연설을 마쳤다.
이날 행사에서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이 국경 보안을 강화하고 경찰 병력을 더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는 연단에 올라 “좌파들은 여성의 권익을 높이는 데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밴스 의원과 부통령 후보로 막판까지 경쟁했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시도로 인해 사망한 코리 콤페라토레를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장에는 오른쪽 귀에 거즈를 붙여 트럼프 전 대통령을 흉내 낸 공화당원이 여럿 보였다. 그들은 CBS 뉴스에 “새로운 패션 트렌드”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당대회를 보면서 때때로 미소를 짓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감사를 표하는 등 온화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부친의 변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전했다. 그는 이날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가 주최한 대담에서 총격이 부친을 변화시켰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부친의 변화가 얼마나 오래갈 것이냐는 질문에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며 “그는 터프해야 할 때 터프할 것이고, 파이터라는 점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나 필요할 때 온건한 입장을 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과 더불어 실리콘밸리와 인연이 깊은 밴스 의원의 부통령 후보 지명으로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였던 실리콘밸리에서 공화당 지지 성향도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샌프란시스코의 미스릴 캐피털 등 벤처캐피털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기술·금융 분야 지식과 실리콘밸리 인맥을 쌓은 밴스 의원이 부통령 후보가 되면서 그동안 공화당과 거리를 둬온 사람들도 공화당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조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와 세금 정책에 환멸을 느낀 일부 실리콘밸리 기술기업들의 거물들도 줄줄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측 정치활동 단체 ‘아메리카 팩’이 지난달부터 870만달러(약 120억원) 이상을 모금했는데, 이 중 100만달러(약 14억원)가량을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실리콘밸리 투자자 다수가 후원했다고 FT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이후 그의 재선 가도에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정작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격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통신은 입소스와 15∼16일 전국의 성인 유권자 12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등록 유권자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비율은 43%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41%보다 2%포인트 앞섰다고 전했다. 지지율 격차는 이번 여론조사의 오차 범위(±3%포인트) 이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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