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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0 (금)

추락하던 엔화, 한 달 만에 880원대... 엔테크족 한숨 돌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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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반등 노린 환테크 자금 11조원

끝없는 추락에 투자자들 전전긍긍

[왕개미연구소]

“끝없이 추락하더니, 이제 드디어 반등하나요?”(회사원 A씨) “장기적으로 보고 샀지만 사고 나서 계속 떨어지기만 하니까 지치네요.”(주부 B씨)

17일 오후 6시 원·엔 환율이 전날보다 0.8% 오른 100엔당 881원에 거래되자, 엔테크 투자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100엔당 881원은 최근 한 달 만의 최고치다.

원·엔 환율은 이달 들어 100엔당 851원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이어갔다. 엔화는 전세계 3대 통화 중 하나이자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꼽히지만, 최근 38년래 최저로 가치가 떨어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쌀 때 사서 나중에 오르면 팔아 환차익을 챙기겠다’면서 엔화를 사모았던 엔테크족(族)은 손해가 커져서 전전긍긍이었다. 엔화 가치가 떨어져 평가 손실인 데다 엔화 예금에는 이자가 전혀 붙지 않기 때문이다. 무이자 통장인데도, 지난 6월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엔화예금 잔액은 1조2929억엔(약 11조3700억원)에 달한다.

조선일보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엔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이날 일본 재무관의 강력한 구두 경고도 나왔다. 일본 재무성의 국제부문 수장인 칸다마사토(神田真人) 재무관은 17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투기 세력에 의한 과도한 변동이 있다면, 나로서는 적절한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간다 재무관은 외환 시장 변동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가장 큰 요인은 투기 세력”이라고 말했다. 개입 횟수나 빈도에 제한 없이 외환 시장 개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일본의 외환 보유액은 1조2316억달러(약 193조엔)로, 중국(3조2320억달러)에 이어 전세계 2위다.

조선일보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주 시장에서 엔화를 매수하고 달러를 매도해 환율 개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외환시장 개입 결정을 재무성이 하고, 재무성이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에 위임해 실행한다. 교도통신은 엔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최근 약 5조엔(약 43조원) 규모의 자금이 외환시장에 투입됐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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