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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전 英총리, 트럼프와 면담서 "우크라 버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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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과 협상' 강조 밴스 부통령 지명 둘러싼 유럽 불안감 반영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
2019년 12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만나는 장면.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를 포기하지 말 것을 간곡히 촉구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존슨 전 총리는 전날 미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장 인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 거의 1시간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논의했다.

면담 이후 존슨 전 총리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오랫동안 얘기했으며, 나는 그(트럼프)가 침략으로부터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데 필요한 강하고 단호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3일 유세 현장에서 벌어진 총격 암살 기도에 오른쪽 귀를 다친 채 극적으로 생존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최상의 상태"라며 "그가 보여준 용기, 회복력, 불굴의 대응"에 찬사를 보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편승해 2019년부터 3년가량 영국을 이끈 존슨 전 총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끈끈한 관계로 잘 알려져 있다.

'영국의 트럼프'라 불리는 그는 기존 정치 문법 틀에 벗어나 대중적 인기를 추구하는 스타일로 트럼프와 '닮은 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총리 재임 시절 서방 지도자 가운데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러시아에 맞선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미 대선에서 승리하면 내년 1월 취임식 전에 러시아와 종전 협상을 시작하겠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단 하루 만에 끝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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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J.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존슨 전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면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강력히 반대 입장을 밝혀온 J. D. 밴스 상원의원을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와중에 이뤄진 것이다.

밴스 부통령 후보는 그동안 미국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협상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해왔다.

총기 피격 사건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밴스 부통령 후보의 이러한 인식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유럽 동맹국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나 영국을 비롯한 나토 동맹국들은 종전을 위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영토를 양도하는 협상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밴스 부통령 후보가 지난 8∼10일 워싱턴DC에서 열린 국가보수주의회의(NatCon)에서 연설하면서 "(최근 친구와) 핵무기를 가진 첫 번째 진짜 이슬람 국가는 어디일까 얘기했다. 이란일 수도, 파키스탄일 수도 있지만, 노동당이 막 집권했으니 사실은 영국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도 영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노동당 내부의 무슬림 활동가들은 크게 분노하며 당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키어 스타머 총리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고 앤절라 레이너 부총리가 "그(밴스)는 과거에도 기이한 말을 꽤 했는데, 나는 (노동당 정부에 대한) 그런 '묘사'(characterisation)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노동당 무슬림 네트워크의 알리 밀라니 전국 의장은 당의 대응이 너무 약하다며 "노동당 정부든 어떤 정치인이든 용기를 내서 이(밴스의 발언)를 노골적인 ''이슬람 혐오'라고 지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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