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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7 (화)

“트럼프 재선 시 달러 패권 잃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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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통령·부통령 후보

“强달러, 美제조업체엔 재앙”

백악관 입성땐 달러약세 정책

전문가 “인플레 재점화” 우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른바 ‘트럼프 암살미수사건’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확률이 급격히 커진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시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지위가 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달러 약세론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입성 시 관련 정책을 본격 시행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표 달러 약세가 인플레이션을 촉진시키고 나아가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 속 경기침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공화당 소속 대선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연방상원의원은 강달러가 자국 제조업체에는 해가 된다는 입장으로 이들이 내년 백악관에 입성한다면 달러 가치를 떨어뜨릴 방법을 고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공화당 대통령 및 부통령 후보인 이들이 달러 약세론자라는 점은 여러 발언에서 드러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9년 현역 때 “대통령으로서 매우 강한 달러에 감격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캐터필러, 보잉과 같은 미국 기업이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지난 4월 엔화 대비 달러 가치가 급등한 것을 두고서는 “미국 기업들에는 재앙”이라고도 했다. JD 밴스 부통령 후보도 지난해 상원 청문회에서 “강달러가 미국 소비자에게는 보조금일 수 있지만, 미 제조업체에는 세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강달러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횟수 전망이 여섯 차례, 세 차례, 한 차례로 줄어들면서 이 같은 현상이 강화됐다는 평가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의 약 60%는 달러로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달러는 세계적인 기축통화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 때 Fed로 하여금 달러를 많이 찍도록 하거나,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는 인사를 Fed 의장으로 앉힐 수 있다고 봤다. 달러 매도, 타국 통화 매수를 통해 달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이는 미국이 1990년대부터 달러 강세를 유지하기 위해 실행해 온 각종 정책과 배치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달러 약세 구상은 겉으로 그의 대선 구호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배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국 제조기업의 부흥, 무역적자 완화라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는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약 재선 후 달러 약세 정책을 펼친다면 그의 수입품 관세 인상 정책과 맞물려 진정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마크 소벨 공식통화및금융기관포럼(OMFIF) 의장은 “(달러 약세에 따른) 감가상각과 관세 인상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NYT에 달러화 평가절하 움직임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 정책 구상과 배치돼 달러 약세를 실현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브래드 세서 미국외교협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구상한 감세 정책이 재정 적자를 확대하고, 금리를 상승시켜 달러를 지지할 것”이라며 “동시에 그의 무역 의제는 타국들이 관세에 대응해 타국 통화의 약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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