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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5 (일)

복귀 문 닫혔는데 출근 전공의 44명만↑…병원 사직처리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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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사직처리 마감에도 전공의 복귀 미미…복지장관 "9월 수련 설득할 것"

병원들은 마지막까지 미복귀한 전공의 '일괄 사직처리' 고민

대통령실 "일괄 사직처리는 전공의들에게 마지막 기회…상급병원 구조 전환"

연합뉴스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들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김잔디 곽민서 권지현 기자 = 정부가 병원 복귀의 '문'을 닫았지만, 출근 전공의는 50명도 채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사직 처리 후 하반기(9월) 수련을 통해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전공의들이 몸담고 있던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결원 확정을 하루 앞두고,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일괄 사직처리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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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보고 하는 조규홍 복지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복귀 전공의 '미미'…복지장관 "9월 수련하도록 전공의 설득"

16일 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사직 결정 마감일이던 전날까지 수련병원에 전공의 복귀 여부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 전공의가 아직 복귀하지 않았고 병원의 연락에도 무응답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정오 기준 전체 211곳 수련병원 전공의 출근율은 8.4%(1만3천756명 중 1천155명)에 그쳤다.

출근한 전공의는 이달 12일(1천111명)보다 고작 44명 늘었다.

정부가 병원을 상대로 전공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3일과 비교하면 출근 전공의는 지난 한 달여간 142명만 증가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전공의가 아직 정부 정책을 많이 불신하는 것 같다"고 낮은 복귀율의 원인을 분석하며 "지금까지 원칙에서 후퇴한 것도 의료계하고 소통한 결과로, 지금은 거의 모든 것을 다 의료계가 원하는 수준까지 했다고 생각이 들고, 부족하지만 더 소통하고 개선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복귀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느냐는 질문에는 "복귀보다는 사직 전공의가 더 많을 거라 생각했다"며 "정부는 9월 수련에 돌아오면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는데, 이번 복귀·사직 결과를 보고 전공의들을 더 설득하고 전공의들이 관심을 갖는 가시적인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사직서 수리 시점을 두고는 "수리 금지 명령 철회를 6월 4일 자로 했으니 당연히 그 이후에 하는 것이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 장관은 또 지방의 의료 공백을 해소할 위한 방안으로 "우선 1명이라도 더 복귀하는 데 중점을 두고, 내년도 전공의 TO(정원) 배정에서 비수도권을 배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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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사직처리 마감…복귀 움직임 미미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수련병원들, 미복귀 전공의 일괄 사직처리 놓고 막판 '진통'

각 수련병원은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울산 지역의 유일한 수련병원인 울산대병원은 미복귀 전공의 사직 처리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고심하고 있다.

이 병원 소속 전공의들은 복귀·사직 결정 마감일까지 한 명도 응답하지 않았는데, 병원 측은 명확한 사직 의사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전공의 사직서 처리를 보류한 상태다.

경기 남부 지역의 수련병원들도 사직 처리를 미루고 있다.

수원시 아주대병원은 전공의 220여명 대다수가 제출한 사직서의 수리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고,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과 고대안산병원도 사직서 수리 여부를 논의 중이다.

이밖에 용인세브란스병원과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도 사직 처리를 유보하고 있다.

전공의 96명이 사직서를 낸 삼성창원병원 역시 전날까지 복귀 의사를 밝힌 전공의가 한 명도 없었고, 병원은 미복귀 전공의들의 사직 처리를 당장 하지 않고 유보한다는 입장이다.

대전 지역에서는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이 미복귀 전공의들을 사직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한 가운데,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이 사직 처리 판단을 보류하기로 했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에서도 응답하지 않은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일괄적으로 수리할지를 두고 논의했으나, 협의회 차원의 지침 등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당장 사직 처리를 유보한 병원도 주요 병원의 움직임에 따라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대병원의 교육수련팀은 이날 복귀 또는 사직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전공의들에 '사직에 관한 합의서'를 발송하고 이날 오후 6시까지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대병원은 이 합의서에도 전공의들이 응답하지 않으면 사직서를 수리할 예정이다.

각 수련병원은 정부 요청에 따라 17일까지 미복귀 전공의 사직 처리를 마치고, 결원을 확정해 복지부 장관 직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이달 22일부터 시작되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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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사직처리 마감…복귀 움직임 미미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당정, 일괄사직 후 하반기 복귀 기대…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박차

당정은 복귀하기로 결정한 전공의가 극소수에 그치자 일괄 사직 처리 후 하반기 수련을 통한 전공의 복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일괄 사직처리 조치를 두고 "전공의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한 번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직 처리된 전공의는 기존 기관의 소속에서 벗어나게 된다"며 "복귀할 의사는 있지만 소속 기관의 눈치가 보인다거나, 주변 그룹의 분위기를 고려하는 경우라면 하반기 대규모 채용 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신입사원 공채처럼 서로 눈치 보지 않고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하반기에도) 전공의들이 다시 수련에 들어가는 규모가 크지 않다면 속도를 좀 빨리해서, 빠르면 9월부터라도 상급종합병원에 대해 구조 전환 시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는 이달 11일 제5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를 열고 오는 9월부터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시범사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처치 난도가 높고 생명이 위중한 환자를 전문적으로 진료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시범사업을 통해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 입원료, 중증수술 수가 등 보상을 대폭 강화하고, 상급종합병원이 본래 기능에 적합한 진료에 집중할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는 '성과 기반 보상체계'를 도입한다.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환자 비율은 50% 이상으로 늘리고, 일반병상은 최대 15% 감축할 계획이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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