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대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고 있다. 키갈리/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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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권좌를 지키고 있는 폴 카가메(66) 르완다 대통령이 사실상 4선을 확정했다.
르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5일(현지시각) 대선투표의 임시 집계결과 카가메 대통령이 개표작업이 79% 진행된 가운데 99%를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인 민주녹색당(DGP)의 프랑크 하비네자 후보와 무소속의 필리프 음파이마나 후보는 모두 1% 미만을 얻는 데 그쳤다고 덧붙였다. 최종 개표결과는 오는 27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대선은 카가메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비판자였던 야당 인사 두 명의 출마를 금지한 가운데 치러졌다.
카가메 대통령은 13일 선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집에 돌아가 편안하게 쉴 수 있지만, 집권 여당인 르완다애국전선(RPF)과 국민이 내게 한 번 더 나서 달라고 요구해 왔다”며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투치족 출신인 카가메 대통령은 1994년 4월 망명지인 우간다에서 반군 조직 르완다애국전선을 이끌고 수도 키갈리에 입성해 ‘르완다 대학살’에 마침표를 찍은 인물이다. 르완다 대학살은 다수 후투족 강경파가 소수 투치족과 후투족 온건파를 상대로 80만명을 집단학살한 사건이다. 키갈리 입성 뒤 후투족 출신인 파스퇴르 비지뭉구가 대통령에 올랐으나 그가 부통령 겸 국방부 장관으로 르완다 실질적 최고 권력자가 됐다. 2003년 대선을 거쳐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는 2003년과 2010년, 2017년 대선 때도 모두 9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는 재임 기간 르완다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으나, 철권통치를 휘두르는 독재자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최근 성명을 내어 야당과 비판 언론을 겨냥한 위협과 자의적 구금, 범죄 조작, 살해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르완다는 2015년 개헌을 통해 이번 대선부터 대통령 임기를 7년에서 5년으로 줄이고 1차례 중임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카가메 대통령은 2034년까지 대통령을 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원 선거도 함께 이뤄졌다. 총 80석 가운데 53석이 직접선거로 뽑히는데, 집권 르완다애국전선이 40석, 여당 우호 세력이 11석, 야당 민주녹색당이 2석을 얻었다. 나머지 27석은 여성과 청소년, 장애인 몫으로 배정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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