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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3 (금)

'북 혈맹' 쿠바에서도…계속되는 북한 고위 외교관 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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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16년 말 통일부 기자단과 만나 망명 동기 등 설명하는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 체제의 핵심 엘리트라고 할 수 있는 고위 외교관들이 탈북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하던 리일규(52) 정무참사가 작년 11월 아내와 자녀를 데리고 국내로 들어온 사실이 16일 뒤늦게 공개됐다. 리 전 참사는 이날 보도된 한국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탈북 사실을 공개했다.

리 참사는 북한의 '혈맹'인 쿠바에서 두 차례 근무했고 북한 외무성 아프리카·아랍·라틴아메리카국에도 몸담았던 외무성 내 '남미통'으로 알려졌다.

탈북 전 주쿠바 북한 대사관에서 정무를 담당했던 만큼 한국과 쿠바의 수교 움직임에 대응하는 업무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외관계 '전초기지'이자 외화벌이 창구이기도 한 해외 주재 공관에서 외교관들이 탈북하는 사례는 최근 수년간 끊이지 않았다. 공개된 사례만 여럿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주영 북한대사관 '2인자'인 공사로 근무했던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의 2016년 8월 탈북이다. 한국행을 선택한 탈북 외교관 중에선 현재까지 태 전 의원이 최고위급으로 알려졌다.

주영국 대사관은 북한 대(對)서구 외교의 중요 포스트다. 외교관으로서 북한 체제를 서방에 적극 홍보하는 역할을 했던 그가 탈북과 한국행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당시 한국 사회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2016년 말 통일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해외에서 자유민주 체제의 우월성을 실감하면서, 그리고 인터넷 등을 통해 한국의 진화하는 민주화 과정을 목격하면서 북한 정권에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도 임지에서 잠적한 뒤 2019년 7월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관 1등 서기관이던 그는 2017년 문정남 당시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가 추방되면서 대사대리 직무를 맡았다.

시리아와 쿠웨이트 등에서 근무했던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도 가족과 함께 탈북해 2019년 9월 한국에 입국했다.

고위 외교관들의 탈북 사례가 계속되는 것은 그만큼 김정은 체제에 염증을 느끼는 엘리트 계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징후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근무 중인 외교관들은 북한 내 엘리트보다 상대적으로 탈북하기에 환경이 유리한 측면도 있다.

북한 땅에서 직접 탈북하는 것은 코로나19 국경봉쇄 기간 등을 거치며 당국의 통제 강화로 더욱 어려워졌다. 한국에 입국하는 전체 탈북민 수도 2003∼2011년에는 연간 2천∼3천명 수준이었으나 2022년에는 67명, 지난해에는 196명으로 줄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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