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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도 않은 학폭 인정하기 싫다”… ‘배구 쌍둥이’ 이재영 은퇴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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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학폭 논란 후 해외 활동

조선일보

학교폭력 논란으로 국내 배구계를 떠났던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자매. /정재근 스포츠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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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논란으로 국내 배구계를 떠났던 전 국가대표 이재영(28)이 은퇴를 선언했다. 팬들에게 남긴 글에서는 후련한 마음을 전하는 동시에 과거 받았던 의혹들을 재차 에둘러 부인하기도 했다.

이재영은 15일 지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문의 글을 공개하고 은퇴 결심을 밝혔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무렵부터 시작한 배구는 제 인생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열심히 달리다 보니 프로선수와 국가대표로 쉼 없이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었고 많은 팬의 사랑과 관심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그렇게 좋아했고 제 인생 전부였던 배구를 떠나 있다.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힘들었고 3년이 넘은 지금 팬들에게 제 상황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이제는 말씀드릴 때가 된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재영은 “국내가 아니면 해외에서라도 뛰기를 바라는 팬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제안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리스 이후 해외는 생각한 적 없다”며 “무엇보다 제 마음에 동기부여가 생기지 않았다.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억지로 해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 나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고 했다.

또 “복귀를 위해 논란에 대해 합의하길 바라는 분도 많이 계셨는데, 제가 하지 않은 일까지 인정하면서 배구하고 싶지 않았다”며 “잘못은 사과하고 반성하지만 허위사실에 대해 정정해 주지 않는 이상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아닌 건 아니지’란 마음과 소신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제 마음은 포기가 아니라 말씀드리고 싶다. 배구하는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고 그만큼 원 없이 했기에 은퇴를 앞두고 미련이 크지는 않다”며 “예상치 못했고 힘든 과정을 통해 내려놓게 됐지만 팬들에게 글을 남기는 지금은 마음이 후련하기도 하다”고 했다.

마지막으로는 “제게 배구는 여전히 소중한 추억이지만 너무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도 많았다. 사실이 아님에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로 온갖 질타를 받는 고통의 시간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모든 순간을 웃고 울면서 잘 지냈던 건 팬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 선수로서 팬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배구해 왔던 것처럼 이후에도 부끄럽지 않은 이재영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재영의 쌍둥이 동생 이다영은 이튿날 이 글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유했다. 글을 대신 게시해 준 지인 역시 이재영 자매가 코트에 선 사진을 올리고 “은퇴 축하해. 꽃길만 걷자”라는 응원을 덧붙였다. 이다영은 현재 프랑스 리그 팀에 소속돼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이들 자매를 둘러싼 학폭 폭로는 2021년 2월 초 처음 나왔다. 대중의 공분이 거세지자 두 사람은 이틀 만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가해 사실 일부를 인정했다. 이후 당시 소속팀이었던 흥국생명은 무기한 출전금지, 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자격 박탈 징계를 내렸다. 그리고 얼마 뒤 그리스 팀과 계약하며 국내를 떠났다.

다만 그사이 동생 이다영이 비밀결혼·가정폭력·외도 의혹 등에 휩싸이면서 다시 일부 비판 여론이 생겨나기도 했다. 특히 이재영은 작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폭을 저지른 적 없으며, 피해를 당했다는 동창으로부터 합의금 1억 원을 요구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학교 때 벌어진 이다영의 문제 행동에는 분명히 여러 차례 사과했다”며 “그런데 느닷없이 10년도 넘게 지나 폭로한 의도가 궁금하다”고 했다. 이에 피해자 측은 “이다영뿐만 아니라 이재영 역시 상습적으로 학폭을 행사한 가해자”라며 “자매 측이 먼저 합의를 제안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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