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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2 (목)

[단독]SK하이닉스, 앰코와 손잡는다..."HBM서 삼성 추격 따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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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인터포저 시장 전망/그래픽=윤선정


SK하이닉스가 글로벌 2위 OSAT(패키징 및 테스트 기업)인 미국 앰코 테크놀로지와 손잡고 실리콘 인터포저 시장을 공략한다. 인터포저는 엔비디아의 H100 등 AI(인공지능)가속기를 만드는 데에 필수 공정인 2.5D 패키징의 핵심 기술이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향 인터포저 공급사가 되기 위해 앰코와 인터포저 샘플 공급을 협의했다. SK하이닉스가 자사 HBM과 인터포저를 한번에 앰코에 보내면, 앰코가 이를 엔비디아 등 고객사 GPU(그래픽처리장치)와 결합해 AI가속기를 조립하는 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아직은 초기 단계로 고객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인터포저 제공을 위해 다양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AI가속기는 넓은 기판인 실리콘 인터포저 위에 반도체 다이인 GPU와 HBM 등을 수평으로 배치해 엮는 2.5D패키징으로 양산된다. 기존 2D 패키징에 사용되는 PCB(인쇄회로기판)보다 실리콘 위에 회로를 그려 칩을 연결하면 보다 정밀한 회로 생성이 가능해 엔비디아 A100과 H100등 AI 가속기 패키징에 필수적이다. HBM과 GPU를 연결하는 정밀한 기판인 실리콘 인터포저는 2.5D패키징의 핵심으로 꼽힌다.

GPU와 HBM을 하나의 칩에 집적하는 패키징 공정은 여타 OSAT 업체들도 할 수 있지만, 실리콘 인터포저는 진입장벽이 높다. 실리콘 인터포저를 공급할 수 있는 곳은 TSMC와 삼성전자, 인텔, UMC 정도다. TSMC와 삼성전자가 각각 자사 2.5D패키징을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 아이큐브 등으로 브랜드 명을 붙이고 기술력을 자랑할 수 있는 것도 실리콘 인터포저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실리콘 인터포저 시장에 발을 들이는 것은 HBM 추격자인 삼성전자를 따돌리려는 목적에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4세대 HBM)와 HBM3E(5세대 HBM)까지 공급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에 실리콘 인터포저와 아이큐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아이큐브에 사용되는 HBM과 GPU 생산을 삼성전자가 아닌 타사가 하고 있지만, 일괄생산(턴키) 전략을 이용해 엔비디아와 협력하다 보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로서는 삼성전자보다 HBM에서 앞서가면서 벌어 둔 시간에 실리콘 인터포저까지 공략하면서 엔비디아와의 HBM 동맹 관계를 공고히 다질 필요가 있다. 게다가 SK하이닉스의 인터포저 진출은 '없어서 못 파는' 엔비디아 AI가속기 공급의 병목 현상을 완화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엔비디아의 AI가속기 물량이 달리는 주요 원인은 HBM 뿐만 아니라 실리콘 인터포저 부족 때문이다. 엔비디아로선 SK하이닉스가 HBM과 실리콘 인터포저를 묶어 공급하면, 패키징은 꼭 TSMC가 아니더라도 다른 OSAT에 맡길 수 있다. AI가속기 생산 능력을 높일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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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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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반도체 시장에서 AVP(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의 중요도가 커지면서 인터포저 기술을 미리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다. 문기일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지난 4월 '첨단 전자실장 기술 및 시장 세미나'에서 "SK하이닉스도 HBM을 보다 더 강건하게 만들기 위해 내부적으로 2.5D, 3D 패키징 등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인터포저 시장은 2021년에 2억5630만달러(3535억원)에서 2030년 17억1983만달러(2조3723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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