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유니스 '인도주의 구역' 공습…10·7 기습 주도한 데이프 '중상' 보도
일부 매체 "벙커버스터로 공습"…이집트 "협상 복잡해진다" 비난
13일(현지시간) 공습당한 칸유니스 알마와시 지구 |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고위 지휘관을 사살하겠다며 팔레스타인 피란민이 몰린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를 공격해 민간인 사상자 수백명이 나왔다고 로이터, AP 통신 등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난민 캠프가 집중된 칸 유니스 서쪽 해안의 '인도주의 구역' 알마와시 등지를 공습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폭격으로 인한 연기가 난민촌 위로 피어오르는 영상이 확산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성명에서 "알마와시에서 주민과 피란민 최소 71명이 숨졌고 289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공습 직후 발표된 20여명 사망, 90여명 부상에서 피해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가자 남부의 나세르 병원 관계자들은 이날 공습 이후 시신과 부상자가 밀려들어 오면서 병원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놓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대부분의 사상자는 하마스 대원일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이라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이 하마스의 군사조직인 알카삼 여단의 사령관 무함마드 데이프와 라파 살라메를 노린 것이라면서 그가 제거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공격 당시 데이프 등이 알마와시 지역의 난민촌이 아닌 저층 건물에 위치했던 것으로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언론 와이넷은 이스라엘군이 정확한 첩보를 바탕으로 이번 작전을 승인했고 '벙커버스터' 등 대형 폭탄 5기가 사용됐다며 "앞선 하마스 고위급 암살 시도 때보다 더 많은 양"이라고 보도했다.
벙커버스터란 2천 파운드급(약 907㎏) 초대형 폭탄이다. 콘크리트로 만들어졌거나 땅 속에 숨겨져있어 방호력이 높은 벙커 등 구조물을 파괴하기 위해 개발됐다.
데이프는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때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에게 40만달러(약 5억5천만원)의 현상금을 내걸면서 살라메와 데이프도 각각 20만달러, 10만달러에 현상수배했다.
이스라엘 일부 매체는 데이프가 이날 폭격에 중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휘관을 노려 공습했다는 주장이 거짓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군은 민간인 사상자 발생과 관련해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휴전 협상 중재국 이집트는 이날 외무부 성명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이같은 공격은 평화와 휴전을 위한 노력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뿐"이라고 비판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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