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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지금 나온다" 꼭대기서 감시…지구대 앞 도박판 벌인 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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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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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박장,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1년간 이어진 경찰의 집요한 수사 끝에 광주 시내 경찰지구대 건너편 도박장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광주 광산구 수완지구 번화가에서 홀덤펍으로 위장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일당은 범행 장소를 경찰 지구대 맞은편으로 골랐습니다.

이들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자리한 지구대 방향으로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수시로 경찰 동향을 살폈습니다.

상가건물 꼭대기 층에 차려놓은 도박장으로 올라오는 계단은 철문으로 차단하고, 승강기를 원격 조작하며 신원이 검증된 사람만 드나들게 했습니다.

감시용 CCTV는 승강기 내부에도 설치했습니다.

어쩌다가 한 번씩 도박장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이 CCTV에 포착되면 다급하게 승강기 전원을 끄고 출입문을 잠가 시간을 벌었습니다.

그사이 현금과 정산표, 환전 내역서 등 증거물을 꽁꽁 감추고 "여기는 홀덤펍"이라는 거짓말을 늘어놓았습니다.

이들은 도박장 운영에도 치밀한 공을 들였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홍보 담당, 경찰 단속 동향을 살피는 망꾼, 능수능란하게 카드 게임을 진행하는 딜러 등 저마다 역할을 나눴습니다.

도박장 운영 수익은 찾아오는 손님마다 적게는 15만 원, 많게는 60만 원씩 참가비를 걷어 챙겼습니다.

또 판돈을 현금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결제로도 환전했고, 테이블당 50만 원의 수수료를 떼어갔습니다.

경찰 수사로 입증된 도박장 운영 기간인 지난해 4∼11월 동안 거둬들인 부당이득만 20억 원에 달했습니다.

이곳에서 성행한 카드 게임은 합법 카지노에서도 인기가 많은 '텍사스 홀덤'(Texas Hold'Em).

손에 지닌 2장과 테이블에 놓인 5장을 조합해 숫자가 높은 쪽이 이기는 방식의 도박에 손님들은 쉽사리 빠져들었습니다.

첩보를 토대로 지난 1년간 수사를 펼친 광주 광산경찰서는 도박장 운영자와 직원 등 12명을 도박장소 개설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12일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경찰은 이곳을 수시로 드나든 도박꾼 61명도 도박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연합뉴스)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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