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우익에 반대하는 할머니들’의 한 회원이 2021년 2월19일 베를린 미테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극우 폭력에 항의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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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 당국이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 철거 요구 방침을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등은 12일 베를린 미테구청이 미테구에 설치된 소녀상을 오는 9월 28일 이후 철거하도록 시민단체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미테구청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여성들을 성노예로 강제로 데려갔다는 등의 비문 내용을 문제 삼고 있으며, 구의 ‘특별 허가’가 오는 9월 28일에 만료되기 때문에 이후에는 철거를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4년 전인 2020년 9월 28일 독-한 시민 단체 ‘코리아협의회’ 등이 베를린 미테구에 소녀상을 설치했다. 유럽 공공부지에는 처음으로 설치됐다. 하지만, 일본은 소녀상이 설치된 직후부터 독일 당국에 끈질기게 철거를 요구해왔다. 소녀상 설치 한달도 안 된 2020년 10월 7일 미테구청은 철거를 명령했고, 코리아협의회의 가처분 신청으로 맞섰다.
미테구는 철거 요구를 보류했으나, 일본의 압력은 계속됐다. 2022년 4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일본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총리에게 직접 “계속 설치돼 있는 것은 유감”이라며 철거를 요구했다. 이번 일본 언론들의 미테구청 철거 요구 방침 보도는 12일 기시다 일본 총리 독일 방문을 앞두고 나왔다.
소녀상은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시립공원 공립 도서관 앞에 해외에서 처음으로 설치된 이후 세계 여러 곳에 설치되고 있으나, 일본의 압력으로 철거되는 일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독일 중부 헤센주 카셀주립대 총학생회 주도로 설치됐던 소녀상이 지난해 3월에 기습 철거된 일도 있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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