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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9 (월)

[IN PRESS] '국대 선임' 홍명보 감독 "내 안에 무언가가 나왔다, 축구 인생 마지막 도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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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주대은 기자(울산)]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자신이 국가대표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서 밝혔다.

울산 HD는 10일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에서 광주 FC에 0-1로 패배했다.

이날 홍명보 감독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 내정이 가장 큰 화제였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감독이 내정됐다"라고 발표했다. 홍 감독은 지난 2월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지속적으로 차기 대표팀 사령탑으로 거론됐다. 홍 감독이 꾸준히 간접적으로 부임설을 부인했다.

그런데 홍 감독이 대표팀 감독 자리를 수락했다. 대한축구협회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는 "홍명보 감독은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홍명보 감독이 울산에서 구사하는 전술이 대표팀 철학과 일치한다고 확신이 들었다"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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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홍 감독은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가 2014년이었다. 이후 10년이 지났다. 국가대표 홍명보의 삶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홀가분했다. 지난 2월부터 내 이름이 나와서 어려웠다"라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자신이 국가대표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선 "솔직히 두려웠다. 그 안으로 들어간다고 하는 것에 대해 답을 내리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내 안에 있는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내 축구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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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홍명보 감독 기자회견 전문]

경기 소감

결과를 얻지 못해서 아쉽다. 홈 팬들한테 좋은 모습 보여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하다.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것 같다.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최선을 다했다

국가대표 감독 수락 배경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어려운 시기가 2014 월드컵 이후였다. 그때 그 상황은 굉장히 힘들었다. 솔직한 심정으로 가고 싶지 않았다. 내가 그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에 대해서 알고도 정말 가고 싶지 않았다. 2014년 이후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어려운 시간도 있었고, 반대로 울산에서 3년 반 동안 좋은 시간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10년 전에 국가대표 홍명보의 삶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홀가분했다.

지난 2월부터 내 이름이 내 의도와 상관없이 전력강화위원회, 대한축구협회, 언론에 나왔다. 정말로 괴로웠다. 난도질당하는 느낌이었다. 굉장히 어려운 시간이었다. 7월 5일 이임생 이사가 집 앞에 찾아왔다. 날 2~3시간 동안 기다린 이 이사를 뿌리치지 못했다. 그때 처음 이 이사를 만났다.

이 이사는 나에게 'MADE IN KOREA'라는 기술 철학을 말했다. 내가 과거에 대한축구협회 행정직을 하면서 기술 철학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마무리 짓고 나오지 못했다. 나는 국가대표팀의 연령별 연계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시엔 이루지 못했다

행정이라는 건 한계가 있다. 정책이라는 것도 만들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하지만 실행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게 중요하고 좋다. 그 안에서 가장 좋은 건 국가대표 감독이 하는 거다.

이번에 이 이사가 외국인 감독 후보를 만나고 잘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 나에게 부탁하는 상황이었다. 나도 그 부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 동의는 했다. 하지만 결정을 내리지 않고 밤새도록 고민했다.

솔직히 두려웠다.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것이 두려웠다. 그 안(국가대표)으로 들어가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답을 내리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내 안에 있는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계속 나에게 질문했다. 두려움이 가장 컸다.

내 축구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라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는 내가 예전에 실패한 과정과 이후 일어난 일들은 끔찍하지만, 반대로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긴 게 사실이다. 정말 새롭게 강한 팀을 만들어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새도록 고민한 시간이 너무 길었다. 10년 만에 이제 조금 재밌는 축구도 하고 선수들과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나는 날 지키고 싶었지만 날 버리지 않으면 여기서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난 날 버렸다. 난 이제 없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

대한축구협회 규정상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국가대표 감독을 거절할 수 없다는 내용이 있는데

지금은 그 룰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시대도 많이 바뀌었고, 예전같이 K리그 감독들을 구속하는 건 지금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시대 흐름에 맞게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판곤 위원장과 함께 만든 감독 선임 시스템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그 시스템을 버리는 건데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그 부분은 시스템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나는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만난 거다. 시스템은 내가 알 수 있는 일이 아니다.

2014년 홍명보와 2024년 홍명보의 다른 점은?

10년 전하고는 많이 다르다. 솔직히 말하면 그때는 경험도 부족했다. 지도자로서 시작하는 입장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도 부족한 점이 많이 있다. 그래도 10년 전보다는 K리그 경험도 있고 지도자로서 굉장히 좋았던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다. 노력해야 한다.

대표팀 전력 평가

대표팀엔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다.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재능을 가지고 어디에 올려놓냐에 따라서 많이 바뀔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 재능을 헌신이나 희생에 올려놓는다면 재능은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할 거다. 예를 들어 이기주의 위에 놓는다면 재능은 발휘되지 못한다. 그동안 팀 스포츠를 해오면서 뼈저리게 느꼈다.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일단은 얼마나 신뢰 관계를 쌓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박주호 전력강화위원 유튜브 영상을 봤는지?

영상도 보고 내용도 다 확인했다. 개인적인 생각은 박주호 위원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커넥션을 통해서 전력강화위원 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 안에서 어려움에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난 개인적으로 이런 일이 축구계에 계속 더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의 각자 의견이 우리가 하나가 돼서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박주호 위원의 말이 불편하게 들리는 사람도 있지만 우리가 그런 걸 포용을 해서 더 나은 한국 축구를 위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경기 후 팬들에게 좋지 않은 구호를 들었는데?

죄송했다. 그동안 너무 좋았다. 물론 언젠가는 떠나야 할 시기가 오겠지만 이렇게 작별하는 건 원치 않았다. 나의 실수로 인해서 이렇게 떠나게 됐다. 정말 우리 울산 팬들한테 죄송하다. 드릴 말씀이 없다.

울산에 있으면서 선수들, 팬들 그리고 축구만 생각하면서 보냈던 시간이 너무나 좋았다. 오늘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까지 응원의 구호가 야유로 나왔다. 거기에 대해선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다시 한번 울산 팬들에게 사과의 말씀 드리겠다. 죄송하다.

앞으로 일정은?

아직 상의한 게 없다. 대한축구협회하고 연락하고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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