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도·태평양 사령부 방문해 격려사하는 윤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하와이에 있는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찾았다. 이 사령부는 한반도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전략 지역을 관할하는 군사·안보 전략요충지다. 주한미군사령부를 지휘하며 한반도 유사시 후방기지 및 미국의 확장억제에 핵심 역할을 한다. 한국 대통령이 인태사령부를 방문한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29년 만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이 10∼11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이 사령부를 방문해 한미동맹의 강력한 결속과 힘을 과시했다고 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참석하는 이번 75주년 나토 회의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 파트너국이 초청됐다. 한국은 나토 회원국은 아니지만 3년 연속 나토 회의에 참여한다. 주된 의제는 2년을 훌쩍 넘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에서 미국과 유럽이 대러시아 단일대오를 강화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 동력을 되살리는 게 주된 목적인 셈이다. 한국 입장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맞물려 군사동맹 수준으로 격상된 북러 관계로 인해 한반도 안보 불안이 고조된 상황에서 자유 진영과의 결속과 연대를 다질 수 있는 외교무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잖다.
지난달 북한과 러시아가 체결한 포괄적전략적동반자협정은 상호방위를 약속한 사실상의 군사동맹 조약 수준으로 한반도 안정과 평화에 심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런 때에 우리의 안보 협력의 지평을 기존 한미일 중심에서 나토를 매개로 유럽 국가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국제적으로 진영 간 대립이 격화되는 속에서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응하려면 가치를 공유하는 자유주의 진영과의 안보협력 확대가 무엇보다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자국 이기주의가 갈수록 득세하고, 최근 일부 유럽 국가에서 국내 선거 결과에 따라 외교 노선 변화 가능성이 대두하는 등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 정세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특히 지정학적 이해관계를 깊이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다.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 및 러시아와 협력 관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토 회원국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더 많이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문제에 있어 한국이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과 이해관계가 같다고는 볼 수 없다. 지난달 동맹 수준의 북러조약이 공개된 후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러 간 군사협력 진전을 견제하기 위한 카드였겠지만 이 문제는 심사숙고가 필요한 사안이다. 러시아가 반작용으로 북한에 첨단 군사기술을 넘겨줄 경우 우리가 감당해야 할 위협은 러시아 측이 입을 타격과는 비교조차 어렵다. 북한의 위협은 바로 우리 목전이다.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는 글로벌 공조에 힘을 보태면서도 국익을 고려한 전략적이면서도 유연한 대응이 긴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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