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30대’ 이어 돈 좀 있는 형님들 가세…서울아파트 40대 매입비중 역대 최대

올해 40대 아파트 거래비중 31%
신생아특례대출 30대와 ‘쌍끌이’
“상급지 가자” 갈아타기 수요 쑥

강남구와 송파구 일대 아파트단지 전경.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늘며 가격도 오름세인 가운데 40대 매입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까지 늘었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급등기엔 ‘영끌(빚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매수)’이란 신조어를 탄생시킨 30대가 시장을 주도했다면, 최근들어 40대가 30대만큼 맹활약하고 있다. 신축과 고가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살아나며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탄탄한 40대가 적극 뛰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는 총 5182건 매매됐다. 이 중 3335건(64.4%)이 30·40대 매입이었다. 문재인 정부때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며 50대 이상 투자자들보다는 30·40대가 실수요자들의 내집마련 욕구로 시장을 선도하는 핵심 연령층이 됐다. 특히 ‘패닉바잉’(공포에 의한 사재기)으로 집을 사들인 30대가 올초 신생아특례 혜택을 계기로 주도했다.

그러나 최근 거래량이 치솟은 5월부터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40대 매수세가 늘었다. 지난 5월 서울아파트의 40대 매입비중은 31.7%로 30대(32.7%)에 육박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매입자 연령대별로 월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9년 1월 이래 역대 최고치다. 연간 기준 서울 아파트의 40대 매입비중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6~28%에 머물다 올해 5월까지 누적 31.1%로 처음 30%를 넘겼다.

연령대 기준으로는 여전히 서울아파트 매입 비중이 30대가 가장 높다. 하지만 올해 32.9%로, 지난해(33.1%)보다 소폭 줄었다. 30대가 영끌 대열에 합류했던 2021년(36.4%)과 비교하면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30대 비중이 더 높지만, 갈수록 40대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특성에 기인한다. 최근 서울 아파트는 준신축급 이상, 즉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실제 거래되는 아파트 평균값을 보면 알 수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에서 매매계약된 아파트의 평균값은 11억9588만원이다. 역대 최고 가격이다. 시세가 고점을 찍었던 2021년 12월 실거래된 아파트 평균 가격(10억7204만원)보다도 1억원 이상 높다. 그만큼 올해 고가의 아파트 위주로 손바뀜되고 있다는 의미다.

예전부터 40대 매입이 더 활발했던 강남·서초구 뿐 아니라 송파구와 강동구도 40대가 30대를 앞질렀다. 송파구는 3년 전인 2021년엔 30대 매입 비중이 34.5%로 40대(30.7%)보다 컸으나, 올해는 40대(35.6%)가 30대(32.3%)보다 더 많았다. 강동구 역시 마찬가지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고 대출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40대가 최근 매수세가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부동산 수석위원은 “최근 시장을 이끌어가는 수요층은 상향 이동을 하려는 갈아타기 수요자들”이라며 “이미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40대의 매수세가 더 활발해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