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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유럽도 고령 바이든이 못 미덥다… 나토 정상회의가 글로벌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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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건강 평가 얼버무린 나토 총장
회원국 일각서 “이겨도 4년 더 살지…”
한국일보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7일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 유세를 마친 뒤 공항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타기 직전 취재진에 엄지를 세워 보이고 있다. 해리스버그=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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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미국 대선 후보 1차 TV 토론에서 헤매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내려앉은 이는 그를 지지하는 미국 국민만이 아니다. 고령의 대통령이 더 못 미더워진 것은 유럽 동맹국 관료들도 마찬가지다. 9~11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글로벌 리더십을 시험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7일 미국 NBC방송에 출연해 “몇 주 전 집무실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고, 유럽·미국 동맹 강화와 중국 대응 협력 등 중요한 결정을 준비하는 생산적인 회의를 했다”며 “미국의 강력한 리더십이 없었다면 이런 결정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TV 토론 부진 뒤 유럽 지도자들이 그의 인지력과 건강에 우려를 표명했다는 보도 내용을 확인해 달라는 질문에 이런 식으로 대답을 얼버무린 것이다.

‘나토 지도자 사이에 바이든 대통령 건강에 대한 우려가 있느냐’라거나 ‘바이든 대통령 건강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그는 “나토가 미국 내 논쟁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즉답을 피하거나 “생산적 회의를 했다”는 식의 답변을 반복했다.

전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나토 회원국 관계자 20명의 얘기를 들었다며, 지난달 27일 TV 토론 전 이미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유보하고 있던 이들의 우려가 토론 뒤 더 커졌다고 보도했다. 한 유럽 측 나토 회원국 당국자는 매체에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을 승리해도 4년 더 살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국 당국자는 “우리 모두 트럼프를 다시 상대하는 것을 피하고 싶고 바이든이 연임하기를 바라지만 안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토 창설 75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장이 될 것이라는 게 미국 언론들 관측이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외국 정상들은 바이든 대통령을 지난 3년여간 면밀히 지켜봐 왔다”며 “그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얼마나 유능한지, 나토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상회의, 감당할 준비돼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나토 회원국들은 자국을 침공한 러시아와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와 대(對)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다. 한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을 초청한 것은 중국 견제를 위해서라는 게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 얘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州) 유세를 끝낸 뒤 정상회의와 관련해 취재진에 엄지를 세워 보이며 “감당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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