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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서이초 교사 사망 1주기…서울 교사 99% "교직생활 갈수록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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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사 84% "법 개정 이후 변화 없다"

70% "학부모와 관계 어렵다"

교사 업무 재구조화, 아동학대 무고 신고 방지

서울교사노조 "추가 법 개정 필요"

서울 교사의 약 99%가 갈수록 교직 생활이 더 힘들어진다고 답했다. '서이초 사건' 이후에도 교사들의 심적 부담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교직 수행에서 가장 힘든 관계로는 상당수가 학부모와의 관계를 꼽았다. 교사단체는 교원 업무 재구조화,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방지 등을 담은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교사노조는 8일 한길리서치를 통해 서울시민 및 서울교사 각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7~9일 간 '고(故) 서이초 교사 1주기, 교육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98.5%의 교사들이 갈수록 교직 생활이 더 힘들어진다고도 응답했다. 교직 수행에서 가장 힘든 관계로는 교사의 70.1%가 학부모와의 관계라고 응답했다. 학생과의 관계로 인한 어려움은 16.9%였다.

교사들의 84.1%가 교권 보호법 제정 이후에도 교육활동 보호 수준에 변화가 없었다고 응답했다. 오히려 5.1%는 오히려 상황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나아졌다는 응답은 6.4%에 불과했다.

지난해 서이초 사건 등 잇따른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권 보호 4법(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시행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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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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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사노조 측은 "서울교사들은 서이초 사건으로 교사의 교권이나 교육활동보호 등이 사회적 문제화가 되고 그 후속 조치로 교권5법이 개정됐음에도 교권이나 교육활동 보호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의 처벌을 하지 않고 사실상 면죄부를 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부모의 의식까지 바뀔 것인지에 대해서는 교사와 서울시민 모두 아직 회의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라서 학부모의 악성 민원 등으로부터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 보호, 교사 직무수행의 제도적 뒷받침 및 교육당국의 교사 보호책임 의무화 등을 위한 관련 법률 개정 및 서울교육활동보호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교사들의 53.9%는 잇따른 교사의 사망 원인으로 학부모의 지나친 갑질문화와 악성민원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교사 직무 수행의 어려움을 방치하거나 외면한 교육당국의 처신(42.4%), 수업 등 교사 본질업무 이외의 학교 업무 과다(2.0%)라고 응답했다. 서울 시민들의 52.1%도 학부모의 지나친 갑질문화와 악성민원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교사들은 서이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범죄혐의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한 것에 대해 98.7%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시민들도 83.6%가 경찰 수사 종결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교사 78% "학부모 태도 안 바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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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서울교사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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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의 78.2%는 서이초 사건 이후 교육활동과 관련한 학부모들의 태도가 긍정적으로 바뀌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반면 16.5%는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를 가장 어렵게 하는 것으로 무고성 아동학대 피신고 두려움(56.2%)을 꼽았다. 다음으로 학생 간 학교폭력이나 분쟁 처리(21.2%), 현장체험학습 안전사고 발생 책임(16.1%), 학교 내 공공돌봄 책임(2.4%) 순이었다.

교사들의 45.6%는 교권과 교육활동 침해로 인한 교사의 어려움이 서이초 사건 이후에도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대부분의 교사들(96.8%)은 교사의 직무에 따른 학교 업무 재구조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서울교사노조 측은 "단순히 업무를 경감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책임소재를 명확히해 교사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고 책임성을 확보하려는 요구"라고 해석했다. 또 교사들의 58.7%가 서이초 특별법이제정된다면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막기 위한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또 97.5%의 교사가 서울 교육활동보호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교별 수업방해 학생 분리를 위한 별도 공간과 담당 인력 지원, 악성 민원으로부터의 교사 보호 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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