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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종합] "조주완표 체질개선 효과"…LG전자, 2Q 역대급 실적…하반기도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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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 기준 영업익 첫 1조원 돌파…AI 기능 에어컨 판매량 전년比 80%↑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LG전자가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과 신성장 동력인 기업간거래(B2B) 사업의 '균형 잡힌 질적 성장'을 통해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하반기 역시 호실적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번 실적에서 확인된 사업 체질개선 효과를 통해 매년 상반기 주력 프리미엄 가전의 신제품 출시 후 하반기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고질적 '상고하저' 실적 흐름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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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지난해 7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래 비전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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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올해 2분기에 매출 21조7009억원, 영업이익 1조1961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5%, 영업이익은 61.2% 증가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으로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이는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을 매출 21조3258억원, 영업이익 9981억원으로 각각 전망했다.

직전 분기를 합친 상반기로 비교해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13% 올랐다. LG전자의 상반기 매출은 3년 연속으로 40조원을, 영업이익은 4년 연속으로 2조원을 상회했다.

이날 발표에서 사업부별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주력 사업과 미래 성장사업이 균형 잡힌 질적 성장을 지속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생활가전(H&A사업본부) 사업의 경우 2분기는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사업이 실적에 기여했다. 특히 인공지능(AI)를 탑재한 '휘센 스탠드 에어컨'의 6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을 843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41.2% 증가한 수치로, 이날 발표된 잠정실적에서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에 달한다. 또 영업이익률은 9.9%로 지난 1분기(10.9%)에 이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한 것으로 예측된다. 가전업계에서 영업이익 7%를 넘긴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TV사업을 맡고 있는 HE사업본부는 2분기 101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LCD 패널 등 원가상승 요인이 이어졌으나, 유럽 등 선진 시장의 프리미엄 올레드 TV 판매가 점진적으로 회복하는 추세다.

특히 효율적 운영을 지속하는 가운데 '웹OS'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실적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전세계 28개국에 3500개 이상의 채널을 무료로 제공하는 웹OS 대표 콘텐츠 'LG 채널' 사용자 수는 5000만을 넘어섰다. LG전자는 향후 '웹OS'의 콘텐츠·서비스 사업을 TV에서 IT,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전장 사업을 맡고 있는 VS사업본부는 2분기 5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측된다. 전장 사업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더욱 확대하는 동시에 'LG 알파웨어 솔루션'을 선보이는 등 완성차 업체의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에 발맞춰 미래기술 분야에도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BS사업본부의 경우 2분기 9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노트북인 'LG 그램', 세계 최초 해상도·주사율 가변형 게이밍 모니터 등 프리미엄 IT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AI를 적용하는 한편 전자칠판 등 맞춤형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제품들로 에듀테크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로봇, 전기차 충전 등 유망 신사업의 조기 전력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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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스카브로 LG전자 미국법인 상업용에어컨담당이 미국 보스턴 아카데미에서 엔지니어들에게 LG전자의 다양한 냉난방공조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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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호실적에 대해 LG전자는 "지금까지의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지향적 구조로 변화하려는 사업 체질개선과 사업방식의 변화 노력이 크게 기여했다"며 "특히 이러한 변화는 기존 사업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추가 성장을 위한 재투자로도 이어지고 있어 더욱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책임(CEO)는 지난해 7월 기존 가전 회사를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비롯해 '7·7·7’(연평균 성장률·영업이익률 7%, 기업가치 7배)'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2030 미래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논-HW(하드웨어) 사업모델 혁신 △기업간거래(B2B) 영역 성장 △신사업 동력 확보를 3대 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LG전자는 B2B 분야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며 사업 체질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최근 AI가 산업의 변곡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칠러(냉동기)를 앞세운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후방산업 영역에서 추가 성장기회를 도모하고 있다. 또, 다른 B2B 성장의 축을 담당하는 전장 사업에서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구동부품 △차량용 램프 등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와 그간 확보해 온 수주 물량을 기반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두 자릿수의 안정적 영업이익률 창출이 가능한 냉난방공조, 가전 구독 등 B2B 사업이 전체 가전 매출의 40%를 차지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LG전자의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매출은 냉난방공조 매출의 20%를 차지하며 조 단위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G전자 전장사업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3%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3%, 내년 35.1%이 예상된다"며 "전장 사업의 영업이익 비중 역시 2023년 3.8%에서 2024년 7.5%, 2025년 12.3%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사업방식 변화에 보다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최근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 인수를 마무리한 만큼 TV에 이어 생활가전 사업에서도 개인화, 서비스화 관점의 변화를 본격 추진해 나간다. 특히 가전 사업은 공간 솔루션 중심의 사업 패러다임 전환이나 고객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공감지능 가전'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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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개최된 '폭스바겐그룹 어워드 2024'에서 은석현(앞줄 가운데) LG전자 VS사업본부장(부사장)과 관계자들이 최우수 공급사로 선정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폭스바겐그룹 홈페이지 캡처]



이 밖에 시장에선 LG전자가 하반기에도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실적에서 사업 체질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은 확인된 만큼 고질적인 '상고하저' 실적 흐름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간 LG전자는 매년 상반기 에어컨과 냉장고 등 주력 프리미엄 가전의 신제품 출시가 몰려 있어 하반기에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1146원으로 예측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83% 늘어난 수치다. 아울러 4분기에는 7446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137.8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간 예상 영업이익은 4조2724억원이다. 이 경우 실적이 지난해 대비 20.38% 늘어날 수 있다. 연간 매출은 88조3324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현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강하지 않은 전방 수요에도 불구하고 월풀, 일렉트로룩스와 달리 가전 매출이 지속 우상향하며 브랜드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력 사업이 견조한 가운데 H&A사업본부의 B2B와 구독 가전은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며 "중장기 성장 동력(H&A의 데이터센터향 칠러·BS본부의 로봇·전기차 충전기 등)도 분명하다"고 전했다.

한편 LG전자가 실적 증가로 확보한 현금을 통해 추가 인수합병(M&A)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금 8조원 이상을 확보한 LG전자가 향후 추가로 M&A를 할 가능성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2018년부터 평균 2년 주기로 M&A를 통한 성장 전략을 지속하고 있고, LG전자 경영진이 '앳홈' 인수를 AI 플랫폼 구축 1단계로 언급하며 추가 M&A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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