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학계 "게임이용장애 명확한 정의 없어…시간 들여 연구 진행해야 할 것"

왼쪽부터 조문석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 조현래 콘텐츠진흥원장, 앤드류 쉬빌스키 옥스퍼드대 교수, 마띠 부오레 튈뷔르흐대 교수가 5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게임산업협회가 주최한 '게임이용장애 국제세미나'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제공=김윤희 기자

아시아투데이 김윤희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질병코드로 분류한 가운데, 글로벌 학계에서도 합의가 이루러지지 않아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고 있다. 명확한 정의가 없는 만큼 시간을 들여 많은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5일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관련 논의 및 국내외 연구 결과 발표를 위한 '게임이용장애 국제세미나'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개최했다.

세미나에 앞서 기자 간담회에서는 게임중독과 관련해 WHO의 질병코드를 두고 글로벌 학계 반응을 전했다. 이날 참석한 앤드류 쉬빌스키 옥스퍼드대학교 인간행동기술학 교수는 "광범위한 입장에서 생각했을때 성인 중에 반 정도는 게임, 소셜미디어, 스마트폰 등 여러 형태의 기술에 중독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술이라는 것은 게임이든, 스마트폰이 됐든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이 임상 진단으로 중독이다 라고 진단을 내릴수 있는 것과는 다른 종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국에서는 게임이 과오입을 일으킬 수 있는 중독물질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게임중독센터 같은 것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일반인들이 이런 정책은 잘 모르는 상황"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마띠 부오레 튈뷔르흐대학교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학계 분위기를 보고있으면 연구자들 사이에서 엇갈린 의견이 많다"며 "게임을 과오입해서 사용한다든지 등 게임이용장애가 있는 것에 대해 질병 코드를 기여하는 것이 좋은일인지, 나쁜일인지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개인 입장에서 어떤 사람이 문제가 생겨 치료를 받을 수는 있지만 질병코드를 부여받게 되면 일상에서 게임을 하는 이들이 마치 장애가 있는 것처럼 낙인이 찍힐 수도 있다. 굉장히 복잡한 문제이며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안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굉장히 복잡한 문제로 생각하며,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아직 합의가 이루어 지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WHO가 게임이용장애를 ICD-11에 포함한것을 두고 한국의 입장에 대해 마띠 부오레 교수는 "질병코드 등재로 얻는 점이 있다면 게임으로 인한 문제가 있는 이들이 치료를 받을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라며 밝혔다. 이어 "네덜란드에서는 인터넷게임 과몰입이나 게임이용장애를 위한 클리닉이 있다"며 "하지만 이를 질병코드로 분류하는 것이 모든 이들에게 혜택이 되는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게임이 정신적인 혹은 일반적인 문제를 만드는 요인이 되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신철 K-GAMES 협회장은 "게임이용장애 논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추가적인 임상 연구와 명확한 데이터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며 "섣부르게 결정하기보다는 긴 호흡을 갖고 세계 각국의 관련 입장이나 검토 과정을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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