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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미국의 '칩 수출 장벽'에도... 중국, 엔비디아 AI 칩 100만 개 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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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겨냥 개발된 저사양 AI 칩 H20 인기
중국 기업들, 120억 달러 이상 구매 전망
한국일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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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미국의 대(對)중국 인공지능(AI) 칩 수출 통제를 우회해 개발한 AI 반도체를 올해 중국에 약 120억 달러(약 16조5,460억 원) 상당 판매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출원한 생성형 AI 특허 수에서 미국을 제치고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중국을 AI 개발 경쟁에서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강력한 조치에도 보란 듯 기술 발전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반도체컨설팅업체 세미애널리시스 자료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향후 몇 달 동안 중국에 100만 개 이상의 H20 반도체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H20는 엔비디아가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에 맞춰 성능을 낮춘 AI 칩으로, 올봄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출시됐다. FT는 "H20 칩의 가격은 1만2,000~1만3,000달러"라며 "이는 엔비디아가 총 12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엔비디아가 중국에서 올린 전체 매출 103억 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H20의 판매 호조는 "이 칩의 성능이 다른 엔비디아 AI 칩에 비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중국 이용자들에게 인기가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구매자들은 H20의 잠재적 경쟁력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는데, H20 성능이 아쉽기는 하나 AI 개발에 쓸 정도는 된다는 것이 중국 구매자들의 반응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생성형 AI 특허, 중국이 최다 출원"


중국은 생성형 AI 관련 특허 수에서 미국을 크게 능가하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유엔전문기구인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중국이 출원한 생성형 AI 특허는 3만8,210개에 달했다. 특허 수 기준 2위인 미국(6,276개)의 6배에 달하는 수치다. 3위는 한국(4,155개)이었다.

WIPO는 "중국발 특허 급증은 생성형 AI 분야에서 중국의 최신 기술 발전과 잠재력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이 아직 생성형 AI 분야에서 미국에 대적할 수준까지 이른 건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AI 수석 연구원 웨이선은 "이 분야에서 미국을 능가할 수 있느냐는 (챗GPT 같은) 실제 상품의 확보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말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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