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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시청역 사고 희생자들 오늘(4일) 발인…경찰, 가해 운전자 첫 피의자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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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전날 국화꽃 들고 시청역 사고 현장 찾아 애도

세계일보

4일 오전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시청역 인근 역주행 교통사고로 사망한 신한은행 직원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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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역주행 사고’ 희생자들의 발인이 4일 엄수 됐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선 시청역 사고 사망자 9명 중 7명의 발인식이 잇따라 엄수됐다.

오전 9시55분쯤 치러진 한 고인의 발인식에서 백발의 어머니는 운구차로 아들이 옮겨질 때 통곡하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청천벽력 같은 사고 소식에 기력을 잃은 듯 부축을 받고서야 겨우 차량에 탑승했다.

고인의 직장 동료들도 침통한 표정으로 운구차를 뒤따랐다. 조문객들의 행렬에서는 울음을 참는 모습도 보였다.

시중은행 직원이었던 4명은 사고 현장 인근에서 저녁을 먹고 나왔다가 변을 당했다. 대부분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들의 장례 행렬이 식장을 떠날 때 조용히 눈물을 훔치거나 운구차를 매만지는 유족도 보였다. 조용히 경건한 분위기 속에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는 분위기였다.

바깥에는 은행 동료 100여명이 도열했다. 이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장지로 향하는 운구차의 출발을 지켜봤다. 이들은 출근길에 들렀거나 아예 휴가를 내 발인식에 참석했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같은 사고로 사망한 서울 대형병원 용역업체 동료 3명의 발인식도 엄수됐다.

이들의 유족은 흰 조화를 들고 비틀거리며 뒤따랐다. 부모는 고인이 운구차로 옮겨질 때 결국 울음을 참지 못하고 흐느꼈다.

서울시청 세무과 직원의 발인식은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신촌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장례식장에 모인 고인의 가족과 친지, 동료들은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운구차로 옮겨지는 관을 조용히 뒤따르는 이들 사이에서는 흐느낌이 새어 나왔고 유족들은 입을 막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참아냈다.

고인의 어머니가 관 위에 조심스레 국화꽃을 놓아두고 물끄러미 바라보자 고인의 동생이 뒤에서 어머니를 안으며 토닥여 보는 이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이번 사고로 함께 변을 당한 서울시청 청사운영팀장의 발인은 이날 오전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치러졌다.

이들의 운구행렬은 장지로 향하기 전에 고인이 일하던 서울시청에 들렀다. 각각 본청과 서소문청사 1층에 들러 10분 정도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장지로 향했고 동료 직원 수십명이 나와 눈물로 배웅했다.

이날 고인의 발인이 엄수된 가운데 경찰은 차량 운전자 차 모 씨(68)를 병원에 방문해 첫 조사를 진행했다. 차 씨는 현재 갈비뼈가 골절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또 부부가 사고 전 머물렀던 호텔에서 싸우는 폐쇄회로(CC)TV의 영상이 실제로 있는지도 경찰은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사고 인근 지역 호텔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부부싸움으로 인한 홧김 풀악셀 맞다. 호텔에서부터 싸웠고, 호텔 폐쇄회로(CC)TV에도 고스란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에서도 (증거 CCTV 영상을) 가져갔다”고 적어 논란이 됐다.

수사관들은 이날 오후 2시 44분쯤 차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에 도착했다.

경찰은 담당 의사로부터 '간단한 조사는 간단하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다.

차 씨가 운전하던 제네시스 차량은 1일 오후 9시 27분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빠져나와 안전 펜스와 보행자들을 덮친 후 BMW와 쏘나타를 차례로 추돌했다. 이 사고로 시청 직원 2명과 은행 직원 4명, 병원 용역업체 직원 3명이 숨졌다.

차 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3조 1항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차 씨의 차량 감식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서울중앙지법은 “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거나 체포의 필요성 단정이 어렵다”며 경찰이 신청한 차 씨의 체포영장을 기각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전날인 3일 늦은 밤 서울 시청역 교통사고 현장을 찾아 헌화했다. 김 여사는 밤 10시 50분쯤 짙은 색 치마를 입고 조화를 든 채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4일 대통실은 “영부인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간밤에 현장을 찾은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실에도 알리지 않고 짧게 추모만 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김 여사의 방문은 대통령실에서 공식적으로 자료를 배포하지는 않았지만, 김 여사를 알아본 시민이 사진을 촬영하고 인터넷 사이트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김 여사의 조문에는 경호처 직원도 동행하지 않았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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