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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토론 마무리” 요청에 국힘 의원들 의장석 몰려가 고성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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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에게 무제한 토론을 종료할 것을 요청하자,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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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법’에 관한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가 제출된 때로부터 24시간 경과했다. 토론을 마무리해주시기 바란다.”(우원식 국회의장)



4일 오후 3시50분 우원식 의장이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서 4시간 넘게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이어가던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에게 토론 중단을 요청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아직 발언 중”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종결 동의안 제출 24시간 뒤 재적 의원 5분의 3(180명) 이상 찬성으로 끝낼 수 있다.



우 의장이 세차례 거듭 토론 중지를 요청했지만, 곽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계속하라” “그만하라” 고성을 주고받았다. 4시10분께 우 의장이 “토론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질렀고, 추경호 원내대표 등 일부 의원들은 의장석 쪽으로 달려가 거칠게 항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토론 마무리 첫 요청으로부터 1시간5분, 토론 중지 선언으로부턴 45분가량 본회의장에서 반발하다, 종결 동의 표결에 불참한 채 퇴장했다. 야당은 무기명 표결에서 찬성 186, 반대 2로 무제한 토론을 종결시켰다. 표결 결과 발표 전 곽 의원은 다시 단상에 나서 “종결 동의가 재적 5분의 3에 미치지 못하면 내가 발언을 계속할 수 있다”며 마무리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중앙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국회 유린 국회의장 민주당에 돌아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자리에서 추 원내대표는 5일로 예정된 국회 개원식 불참을 선언했다. 그는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 의사일정으로 국회를 파탄시키는 현실에서 개원식은 아무 의미도, 가치도 없다”며 “국민의힘은 개원식에 참여할 수 없으며, 여당이 없는 개원식에 대통령이 참석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 의장은)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면 당장 내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은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의총 뒤 추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채 상병 특검법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 되는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거 아니냐”고 답했다. 또 “국회의장과 민주당이 짬짜미하듯 해 불신을 쌓아가고 파행을 반복하는 게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 불참 선언에 개원식을 연기했다. 언제 개원식을 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의장실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참석하지 않겠다는데 개원식을 강행할 순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이 채 상병 특검법 처리를 저지하려고 지난 3일 오후 3시39분 시작한 필리버스터엔 여당 4명, 야당 3명이 참여했다. 첫 주자인 유상범 의원이 4시간17분간 반대토론을 마친 뒤 박주민 민주당 의원(49분),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5시간12분),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32분),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6시간51분), 서영교 민주당 의원(1시간59분), 곽규택 의원(6시간12분)이 찬성·반대 토론을 번갈아 했다.



토론 중 본회의장의 3분의 2 이상은 비어 있었고, 자리를 채우고 있던 의원들도 책을 읽거나 휴대전화를 만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박준태 의원이 이날 오전 6시간 넘게 발언하다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비우자 민주당 의석에서는 “에이×, 기다리다 지쳤어 땡벌”(서영교 의원), “× 싸러 가나 보다”(소병훈 의원) 등의 조롱이 나왔다. 전날 자리에서 졸아 빈축을 산 김민전·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각각 “너무 민망한 일”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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