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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시청역 역주행' 참사에···사고 '차종' 과거 급발진 의심 사고까지 재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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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세대 차량 블랙박스 영상 제보

누리꾼 1만5000여 명 중 91% “급발진 같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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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참사’ 가해 차량 운전자인 차모(68)씨가 자신이 운전한 제네시스 G80 차량의 급발진을 사고 원인으로 주장하면서 동일 모델의 과거 급발진 의심 사고가 재조명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과거 다수의 G80 급발진 의심 사고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 중 2개의 영상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특히 주목 받았다. 앞서 2020년 2월 경기 광명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제네시스 G80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영상에서 검은색 제네시스 승용차는 비정상적인 속도로 아파트 단지 입구 길목을 주행하며 주변 차량을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끝내 감속하지 못한 채 아파트 입구 경계석을 들이받은 뒤 단지 내에 있는 사각형 정자와 나무를 차례로 충돌하고서야 멈춰섰다. 사고 충격에 정자는 완전히 붕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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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차량은 2017년식 G80으로, 시청역 사고 차량(2018년식)과 같은 2세대 모델이다. 영상 속 제네시스 차량 운전자는 남성 A(당시 55세)씨로, 조수석에는 그의 딸이 있었다. A씨는 한문철TV 측에 “갑자기 엄청난 굉음과 함께 차가 가속됐다.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을 끄려고 시도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문철TV 측이 해당 영상과 관련해 온라인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만5000여 명 중 91%가 “급발진으로 보인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고 영상에서 추돌하기 직전까지 차량 후방의 브레이크등이 점등된 장면이 포착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로부터 2년 후에도 비슷한 내용의 제보가 들어왔다. 2022년 3월 운전자 B(69)씨는 충남 예산의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차량 내 블랙박스 영상에서 B씨는 시속 50㎞ 수준으로 주행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차 내부에서 경고음과 함께 속도가 급격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에 B씨는 “아이고, 이거 어떡해”라고 하며 차를 멈추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다. 영상에도 B씨가 브레이크를 밟는 듯한 소리가 담겼다. 급기야 B씨는 전방 차량들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곡예 운전을 했고,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하다 길가의 가로수를 들이받고서야 차를 멈출 수 있었다. 사고 차량은 결국 폐차됐다.

B씨는 한문철TV 측에 “브레이크가 딱딱해져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제네시스 차량은 2020년 이후 생산된 3세대 모델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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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 시청역 사고를 낸 제네시스 G80 차량은 2021년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콜 명령을 받은 모델로 나타났다. 2013년 7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생산된 차량 가운데 제동장치 및 전자제어유압장치의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전기 합선으로 관련 부품이 불에 탈 위험이 확인돼 국토부는 해당 모델의 퓨즈 용량을 큰 것으로 바꾸라고 요청한 바 있다. 다만 시청역 사고 차량은 해당 부품을 이미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 달 전 종합점검 때도 모든 영역에서 양호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정밀 분석에서 차 씨에 대한 불리한 정황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급발진이 있었다’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상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서지 않았다는 것을 페달 블랙박스 등을 통해 운전자 본인이 입증해야 하는데, 페달 블랙박스가 없는 현시점에서 이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자동차 리콜센터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5월까지 14년간 접수된 급발진 의심 사고 793건 중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현재까지 1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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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빈 기자 mu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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