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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수입 전기차 폭증, 상반기 5대 중 1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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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Y. 사진=테슬라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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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는 '캐즘'이다. 연속성의 단절을 뜻하는 캐즘(Chasm)은 산업계에서 특정 상품의 구매 수요가 일시 둔화되는 '수요 정체기'를 뜻한다. 다시 말해 '전기차를 살 사람은 이미 다 샀기에 수요가 곧 끊길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국내 수입차 시장만큼은 이른바 '전기차 캐즘'이라는 얘기가 딴 세상 이야기인 듯 하다.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팔린 차 10대 중 2대는 전기차인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전기차 전성시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지난 3일 발표한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된 차는 총 12만5652대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판매량이 줄어든 수치다.

눈에 띄는 부분은 전기차의 약진이다. 지난해 상반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숫자는 1만81대에 불과했다. 이 기간의 수입차 전체 판매량이 13만대를 조금 넘은 것을 고려하면 10대 중 1대 수준에도 못 미쳤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팔린 전기차의 숫자는 2만6979대로 지난해보다 무려 167.6% 늘어났다. 1년 전 7.7%에 불과하던 전체 시장 내 비중도 13.8%포인트 늘어난 21.5%로 폭증했다. 올 상반기에 팔린 수입차 10대 중 2대는 전기차인 셈이다.

전기차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 반면 1년 전까지만 해도 전체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던 가솔린 차의 비중은 25.5%까지 급감했다. 또 디젤 차의 비중은 3.0%까지 떨어졌다.

올해 50%까지 비중을 늘린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비하면 아직 부족한 비중이지만 그래도 10대 중 1대에도 못 미치던 비중을 2대 수준까지 높인 것을 보면 수입차 시장에서의 전기차 흥행은 상당한 약진의 성과로 볼 수 있다.

수입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감소세를 나타낸 국산 전기차 시장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 상반기 3만3379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1년 전보다 판매량이 무려 48.4% 급감했다. 수입 전기차 판매량이 2배 이상 폭증한 반면 국산 전기차는 반토막이 났다.

전기차의 흥행 행진은 상반기 수입차 모델별 판매 순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 Y, 모델 3가 나란히 올 상반기 국내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링 카 순위 1위와 2위에 올랐다.

특히 모델 Y는 오랫동안 베스트셀링 카 선두권을 점유했던 독일 차들을 단숨에 제치고 반기 기준 1만대 이상 판매라는 성과를 올렸다.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상반기 동안 1만대 이상 팔린 차종은 테슬라 모델 Y가 유일하다.

테슬라 전기차는 올 상반기 국내 수입차 시장 내 전기차 판매량에서 63.3%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흥행을 홀로 견인했다.

그 덕분에 테슬라코리아는 이들 차종의 흥행 행진에 힘입어 브랜드별 판매량 순위에서도 BMW그룹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 이어 당당히 빅3의 대열에 올라섰다.

그렇다면 자동차 시장의 소비자들은 왜 수입 전기차를 주목했을까. 자동차업계에서는 수입 전기차의 흥행 요인으로 가격 인하와 충전 인프라의 지속적 구축 등을 꼽고 있다.

최다 판매 1위인 모델 Y의 경우 한때 가격이 7000만원대까지 치솟으면서 국내 자동차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으나 지난해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생산된 물량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서 가격이 대폭 낮아졌다. 가격이 낮아진 덕에 전기차 보조금도 받을 수 있게 됐다.

결국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전기차가 다른 차종과 겨뤄도 크게 나쁘지 않은 성과를 내면서 수입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이 되는 배터리의 단가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의 가격도 종국적으로는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전체적인 수요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당분간은 현재의 흥행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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