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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불확실성 커진 LG화학, 통큰 북미 투자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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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LG화학 테네시 양극재 착공식에서 신학철 부회장(왼쪽에서 다섯번째)과 빌 리 테네시 주지사(왼쪽에서 여섯번째) 등 주요 인사가 시삽을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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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글로벌 업황 부진으로 부침을 겪는 LG화학이 변함없는 체질개선의 의지를 드러냈다. 미·중 갈등과 미국 대선이라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북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를 기회 삼아 미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 테네시주 클라스빌에 북미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 건설에 착수하면서 고객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공장의 연간 양극재 생산 규모는 12만톤이다. 이는 500㎞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순수전기차 배터리 약 12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여기에는 2027년까지 투자금 32억달러(약 4조2000억원)가 투입된다.

오는 2026년부터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 양산을 시작으로, 향후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고객 수요 증가 추이를 보고 생산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테네시 양극재 공장을 통해 고객사들이 미국 IRA의 전기차 보조금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현지에서 고객사와 개발 단계에서부터 함께 소통하며 고객 맞춤형 양극재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극심한 업황 부진을 호소하는 석유화학 대신 이차전지 부문에 힘을 싣는 LG화학은 재무 부담에도 북미 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대규모 설비투자 예고에 따른 차입금 등 재무 부담을 고려해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LG화학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조6094억원, 264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7%, 67.1% 줄었다. 반면 순차입금은 2022년 말 7조3522억원에서 1분기 말 순차입금은 15조4199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배터리 시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면서 재무적인 부담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중 간 갈등 격화, 지속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등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라는 중대 이슈를 앞두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통상 환경 등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 연구본부장은 "트럼프 당선 시 미국 전기차 차량용 이차전지 시장의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IRA 지원 규모 축소 등으로 대미 투자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LG의 북미 시장 공략 전진기지인 테네시를 방문해 북미 사업 현안을 점검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구 회장은 현지 직원들에게 "차별적 고객 가치 제공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공급망 구축, 공정 혁신, 현지화 역량 등 근본 경쟁력을 강화해 다시 한번 도약할 기회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현재 LG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에 대비한 전략 마련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감한 투자한 투자를 통해 불확실한 대외 여건을 극복하고, 현지화로 시장을 선도·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발맞춰 LG화학도 미국 내 정치적 변화를 앞두고 통 큰 북미 투자 계획을 밀어붙인다는 의지를 다졌다. 미국 테네시 공장은 단기적인 공급 문제와 규제 충족을 위한 투자가 아닌 GM을 비롯한 고객사 니즈를 충족하는데 목적이 있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미국 현지의 생산을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IRA의 정신과 틀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세한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행정부가 바뀌는 경우 이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에 투자하는 이유는 2~3년간 단기적인 공급 문제 해결과 규제를 충족하기 위함이 아닌 GM을 비롯한 고객사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서"라며 "그들은 IRA의 최소 요건을 충족한 현지 공급망을 원하고 있고 우린 고객사 요구에 따라 IRA 정책을 충족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다정 기자 d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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