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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여야, 채 상병 특검법 대치…필리버스터 6분 만에 ‘종결 동의안’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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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채 상병 특검법’이 상정된 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시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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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 검사 임명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3일,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를 저지하고자 본회의장에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섰다. 국회의 필리버스터는 2022년 4월 국민의힘이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의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 시도에 반발해 벌인 뒤 2년2개월여 만이다. 이날 예정됐던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은 무산됐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본회의 산회의 구실이 된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발언 사과를 두고 아침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김 의원은 전날 ‘(북한의) 저열한 도발 행위는 한·미·일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할 뿐’이라는 지난달 2일 국민의힘 논평에 대해 “정신 나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한·미·일 동맹을 굳건히 한다’고 표현했다”고 말했고, 국민의힘은 거세게 반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의원의 사과가 없으면 (오후 2시 개의 예정인) 본회의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말도 안 되는 꼬투리를 잡아 (본회의를) 파행시키는 것은 해병대원 특검법 통과를 막기 위한 속셈”이라며 특검법을 반드시 상정해야 한다고 했다. 두 당은 각자 의원총회를 소집해 본회의 대책을 논의했다.

본회의 개회 등 의사일정 가닥은 이날 오후 1시20분과 2시5분 두 차례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우원식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잡혔다. 두 원내대표는 △오후 3시 개회 △김병주 의원 발언에 대한 박찬대 원내대표의 유감 표명에 합의했다. 하지만 채 상병 특검법을 본회의 1호 안건으로 상정하는 데는 국민의힘이 동의하지 않았다. 회동 뒤 추 원내대표는 “‘전적으로 민주당 하고 싶은 대로 착실히 진행해줄게’라는 것 외엔 이해할 수 없는 의사일정 폭정이다. 우 의장에게 강한 유감과 반대, 항의의 뜻을 전한다”며 “무제한 토론으로 국민께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곡절 끝에 열린 본회의에서 박찬대 원내대표는 “어제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이 파행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유감”이라고 말한 뒤 단상을 내려갔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과는 사과다워야 한다”고 소리치며 항의했고, 박 원내대표는 다시 단상에 올라 “우리 당 의원의 거친 언사에 유감을 표한다”는 부분을 더했다.

이어 우 의장이 특검법을 상정한 뒤 국민의힘은 4시간18분 동안 발언한 유상범 의원을 필두로 반대 토론에 들어갔다. 야당도 박주민 민주당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번갈아 찬성 토론으로 맞섰다. 토론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은 수시로 상대의 주장에 격렬하게 반발하며 고성을 주고받았다. 유상범 의원이 “특검법은 진실 규명이 아니라 오로지 대통령 탄핵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자, 자리에 앉아 있던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소리쳤다.

세번째로 나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주장을 펴다 “민주당 인사 10명씩 입건해서 조사받으라고 하면 민주당 의원들께서 수긍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서영교 의원은 발언석 근처로 나와 항의했다. 주 의원은 특검법의 재판기간 제한 조항을 문제 삼으며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재판을 6개월 만에 다 하라고 하면 승복할 수 있나”라고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고함이 터져나왔다.

김민전·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등은 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 앞 중앙홀에서 조를 짜 연좌시위를 벌였다.

민주당은 유 의원이 발언한 지 6분 만인 오후 3시45분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안을 제출했다. 동의안 제출 24시간 뒤 재적 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이 종결에 동의하면 필리버스터는 끝난다. 이에 민주당은 4일 오후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할 예정이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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