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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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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신용등급 우수수…퇴직연금 자금조달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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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간판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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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이 무더기로 강등되면서 퇴직연금을 통한 자금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은행 등 퇴직연금사업자들이 신용등급이 떨어진 일부 저축은행의 상품을 퇴출했다. 불안심리가 커져 퇴직연금이 빠져나가면 저축은행의 유동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신용평가사에서 신용등급을 보유한 30개 저축은행 중 16곳은 올해 신용등급이나 신용등급 전망이 내려갔다.

저축은행의 일부는 투기등급(BB) 직전인 'BBB-'로 하락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OSB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하향했다. 지난 4월엔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떨어트렸다. 스마트·페퍼·OSB·JT저축은행도 신용등급이 BBB-로 책정됐다.

BBB로 신용등급이 떨어진 저축은행도 다수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키움YES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내렸다. 같은달 웰컴저축은행의 신용등급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떨어트렸다. 더케이·바로·OK저축은행은 신용등급이 BBB로 책정됐다.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BBB 이하로 무너지면서 퇴직연금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은 퇴직연금을 직접 운용할 순 없지만 은행·증권사가 판매하는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정기예·적금을 편입해 팔고 있다. 다만 저축은행 신용등급이 BB까지 내려가면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서 배제된다.

이미 은행은 BB등급에 가까워진 저축은행의 예금상품을 퇴직연금상품 리스트에서 퇴출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신용등급 BBB·BBB- 저축은행의 DB형(확정급여형) DC형(확정기여형) 퇴직연금과 IRP(개인형 퇴직연금) 신규판매를 최근 중단했다. 다른 은행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퇴직연금에서 빠지면 저축은행들은 중요한 자금조달을 잃게 된다. 저축은행은 전체 수신잔액 중 정기예금 비율이 89% 수준으로 높은데 퇴직연금을 통해 정기예금으로 유입되는 비중은 점차 커진다.

지난해말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에서 퇴직연금 유입액이 차지한 비중은 25% 내외였다.

퇴직연금 신규취급과 재예치가 막히면 고액의 수신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유동성 관리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퇴직연금으로 수신유입이 중단되면 유동성 관리를 위해 맞춰놓은 만기구조가 어긋날 수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퇴직연금을 자금조달 창구로 계속 이용하려는 저축은행 입장에선 퇴직연금이 재예치되지 않고 빠져나가는 상황이 우려된다"며 "저축은행이 사별로 전략을 세워 예금과 대출의 만기를 맞춰놓고 있는데 퇴직연금으로 신규자금이 조달되지 않으면 유동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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