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권오수 전 회장이 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주가 조작’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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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에서 피고인들에게 모두 실형을 구형했다. 주가조작 방조 혐의가 추가된 ‘전주’ 손모씨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손씨의 방조죄가 인정되면 같은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선고 결과는 오는 9월 12일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권순형)는 2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시세조종 행위는 공정한 주식 가격 형성을 방해하고 다수의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입게 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피고인들에게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권 전 회장에게 징역 8년과 벌금 150억원, 추징금 81억3000여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권 전 회장은 2009년 12월∼2012년 12월 ‘주가조작 선수’ 등과 짜고 91명 명의의 계좌 157개를 동원해 비정상적인 거래로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억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전주’ 손씨에 대해서도 징역 3년에 벌금 50억원을 구형했다. 손씨의 유죄 여부는 김 여사 수사와도 연결될 수 있다. 권 전 회장 등에 대한 1심 재판에서 김 여사 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김 여사가 손씨처럼 전주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1심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는 김 여사 계좌 일부가 주가조작 선수에게 일임돼 시세조종에 활용된 점을 인정했다. 또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통정·가장매매 102건 중 48건이 김 여사 계좌 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의 계좌는 권 전 회장의 차명계좌로 판단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1심 선고 이후 계좌가 주가조작 일당에 의해 ‘활용’됐을 뿐이라면서 “매수를 유도당하거나 계좌가 활용당했다고 해서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없음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손씨에게 ‘주가조작 방조’ 혐의가 적용되면서 김 여사에게도 같은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심 재판부는 손씨가 주가조작에 공모했다고 보지 않아 무죄를 선고했는데, 검찰은 공범으로 처벌이 어렵다면 방조범으로서의 처벌 가능성을 살펴달라는 취지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주가조작에 직접 공모하지 않았더라도 범행을 알고도 이를 직간접적으로 도왔다면 방조 혐의로 처벌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날 손씨에게 대해 “피고인은 대출 자금 100억원으로 대규모 주식을 매수하면서 거래량이 적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가 많은 것처럼 보이게 해 주가를 교란시켰다”며 “최소한 방조 혐의는 인정된다”고 했다.
검찰은 2021년 권 전 회장 등을 기소하기 전 김 여사를 상대로 한 차례 서면조사만 진행했다. 검찰은 “항소심 쟁점을 검토하며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소환조사 일정에 대한 질문에 “수사팀이 결정할 것”이라며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 원칙에 맞는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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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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