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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야간 주식 거래에 빠진 미국 개미들…긴장하는 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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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주식 거래 서비스 이용 급증
블루오션ㆍ인터랙티브브로커즈 등 인기
개인ㆍ해외 투자자에 편리함 제공
투기 유인ㆍ스트레스 유발 등 우려도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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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24시간 주식거래 서비스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월가의 전문 및 기관 투자가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미국 정규 주식시장은 주 5일 동안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여기에 오전 4시에 시작하는 개장 전 세션과 오후 8시까지 지속되는 개장 후 세션에서 제한된 유형의 거래를 허용하는 연장 방식이 추가돼 있다.

이에 따라 평일 야간 8시간은 주식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데 이 시간 때 주식거래를 원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블루오션, 인터렉티브브로커즈, 로빈후드 등의 대체거래소들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유 주식의 리스크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의 수요를 포착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미국 시장을 휩쓴 아마추어 투자 혁명에 이어 최근에는 야간 주식 거래 붐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불면서 월가 전문가들이 다시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2021년에 출범한 미국 최대 야간 전용 주식거래 플랫폼인 블루오션의 하루 평균 주식 거래량은 5월에 4000만 주까지 증가했다. 이는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충분한 수준이다. 블루오션은 궁극적으로는 10억 주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블루오션의 브라이언 힌드먼 대표는 “사람들은 주식 거래를 시작하기 위해 월요일 아침까지 기다리기를 원하지 않는다. 편리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거래하기를 원한다”면서 “몇 년 안에 이 같은 거래 방식이 주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에는 미국 정규 주식 거래소들도 운영시간을 늘리면서 결국 시장 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본 것이다.

24시간 주식 거래가 가능해진다면 우선 투자자는 시장을 움직이는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이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영업시간에 주로 생업에 묶여있는 일반 투자자들도 제약 없이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 시차에 제한을 받던 해외 투자자들도 활발히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실제 미국 중개 회사 인터렉티브브로커즈는 유럽과 아시아 투자자들의 수요에 대응해 2022년에 미국 주식 야간 거래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 결과 신규 고객 신청의 약 85%가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는 1만 개 이상의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로써 올 들어 6월까지 야간 거래량은 308% 급증했으며, 현재 인터랙티브브로커즈의 거래량은 미국 주식 전체 거래량의 약 2.2%를 차지한다.

이러한 주식 야간 거래, 즉 당일 거래 수요에 대한 폭발적인 인기로 서비스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헤지펀드 거물 스티브 코헨은 최근 24시간 연중무휴로 통화ㆍ파생상품 거래를 제공하는 회사인 ‘24거래소’가 주식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최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승인을 요청했다.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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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ㆍ외환ㆍ가상자산 등의 시장처럼 주식시장도 잠들지 않게 됐을 경우 우려점도 제기된다.

일단 주식시장의 8시간 휴식 시간이 사라지게 된다. 야간에도 주식을 트레이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시장을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반응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정신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언제든지 주식을 매매할 수 있다는 간편함은 비즈니스 펀더멘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단기 투기를 부추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학계 연구에서도 소액 투자자는 거래할 시간이 더 주어질수록 평균적으로 더 큰 손해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스탠퍼드대학교와 워싱턴대학교 연구진의 한 연구에 따르면 거래 시간을 제한하면 활발한 소매 거래가 억제돼 투자 성과가 개선됐다.

스트라토스투자매니지먼트의 맬컴 폴리 수석시장전략가는 “투자 결정이 생각에서 반응으로 바뀌면 이는 더는 투자 결정이 아니다”고 짚었다.

이와 함께 야간은 기본적으로 거래량이 적은 점을 이용해 주식의 큰 모멘텀을 만들어 부당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위험이 내재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울러 해외 거래소들은 미국 증시가 24시간 거래를 가능케하는 채널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경계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미 미국의 빅테크 주식의 매력으로 유럽, 아시아의 현지 투자금의 상당 부분이 미국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투데이/이진영 기자 (min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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