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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세계 증시 고점 경신하는데 삼성전자 부진에 우는 코스피···하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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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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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주요 20개국(G20) 중 12개국(국가연합 제외)의 주가지수는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부터 독일·일본, 인도·인도네시아·아르헨티나 등에서 기업들이 코로나19의 충격을 씻어내고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한국 증시는 최고점은 커녕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AI랠리에 편승하지 못하면서다. G20국가 주가지수 중 올해 주가가 고점을 경신하지 못한 곳은 남아프리카공화국·러시아·중국·이탈리아·사우디·브라질·한국 등 7개국에 그친다.

대만·일본·미국 증시 두자릿 수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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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주요 국가들의 증시가 호조를 보인 것은 통화정책 전환 및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영향이 크다. 경향신문이 1일 인베스팅 닷컴을 통해 주요 33개국의 36개 주가지수(미국 3대 주가지수 및 코스피·코스닥 포함)의 상반기(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최근 투자처로 각광받는 인도의 니프티50 주가지수는 10.5%, 베트남 VN30 지수는 13.8% 상승했다. 일본·미국·네덜란드 주가지수도 연중 10% 넘게 올랐다.

그러나 코스피의 상반기 수익률은 5.37%로 36개 주가지수 중 상위 21번째에 그쳤다. 경쟁국인 대만 가권지수(28.45%)와 유럽의 유로스톡스50(8.21%) 등은 물론 전쟁 중인 이스라엘 TA35지수(6.41%), 러시아 RTS지수(6.83%)보다 수익률이 낮았다.

상반기 국내 증시의 흐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는 게 증권가의 전반적인 견해다.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며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 대형주가 부진했지만,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행되면서 금융주를 비롯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주가가 반등한데다 수출 실적 호조가 기대되는 식료품·화장품·조선·방산, 현대차(45%)를 비롯한 자동차주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AI랠리에 힘입어 시총 2위 SK하이닉스는 상반기 67.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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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 사옥에 삼성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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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삼성전자가 상반기 3.8% 오르는데 그치면서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글로벌 증시의 공통된 특징이 시총 상위 대표주가 주도하는 강세였던 반면, 한국은 21%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부진이 코스피의 상대적 부진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실제로 한국과 경제구조가 유사한 국가들을 보면 수출을 이끌거나 산업을 주도하는 시총 1위 ‘대장’ 기업이 크게 반등한 것이 증시 호조를 이끌었다.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는 올 상반기 62.9% 올랐고, 같은 기간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노디스크(44%), 네덜란드 ASML(41.4%), 독일 SAP(35.9%), 일본 도요타자동차(27%) 등도 크게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일반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AI 개발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뒤쳐지며 수혜를 받지 못했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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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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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눈은 오는 5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에 향해있다. 하반기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대선 관련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놓을 경우 코스피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당장 지난달 외국인은 3조원 가까이 삼성전자를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선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실적이 본격 개선될 것이라 본다.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하는 DRAM 등 일반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기 자체에 AI가 탑재되는 온디바이스 AI PC 및 스마트폰이 고도화될수록 매개변수를 처리하기 위해 기기당 탑재되는 메모리 증가는 필수적인데다, AI서버 외에도 일반 서버 투자 수요도 점차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의 수요가 오를 여건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메모리반도체 업체들이 기존 생산라인을 HBM으로 전환하면서 일반 메모리반도체의 감산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BM은 기존 생산량을 최대 3배 가까이 필요로 하는 만큼 HBM의 비중 상승은 (일반 메모리의) 공급부족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는 늘고 공급은 감소하는 우호적 여건이 형성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당장 삼성전자의 HBM이 엔비디아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으나 미래 전망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마이크론처럼 메모리 업황 개선의 정도가 높아진 기대치를 상회하지 못하면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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