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회담 후 만난 시진핑·푸틴, 서로에게 “소중한 친구”

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월에 이어 한 달 반 만에 다시 만나 우호를 재확인했다.

3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혼란스러운 국제 형세와 외부 환경을 맞이해 양국은 대를 이은 우호의 초심을 계속 견지하고, 중·러 관계의 독특한 가치를 끊임없이 보존하며 양국 협력의 내생적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푸틴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중국 국빈 방문을 했고 중·러 수교 75주년이라는 중요한 역사적 시점에 우리는 함께 양국 관계의 다음 단계 발전을 위해 중요한 계획과 조치를 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양국은 계속해서 전면적인 전략 협조를 강화하면서 외부 간섭에 반대하고, 함께 이 지역의 안녕과 안정을 수호해야 한다”며 “중국은 러시아가 브릭스(BRICS) 순환 의장국 직책을 맡아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의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단결과 신냉전의 방지, 불법 일방 제재 및 패권주의 반대에 나서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러·중의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가 사상 최고의 시기에 있다고 언급했다”며 “그 관계는 평등과 상호 이익, 서로의 주권에 대한 존중이라는 원칙 위에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협력은 누군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고 우리는 어떤 블록이나 동맹을 만들고 있지 않다”며 “우리는 단순히 우리 국민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중국이 자신의 핵심 이익과 정당한 권익을 지키는 것을 지지하고, 외부 세력이 중국 내정에 간섭하거나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지난 5월16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것을 포함해 지금까지 40차례 이상 회동하며 끈끈한 관계를 과시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홈페이지에 공개된 두 정상의 모두발언 전문을 보면 이날도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존경하는 국가주석님, 소중한 친구”라고 불렀고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존경하는 대통령님, 제 소중한 친구”라고 칭했다.

두 정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짧게 논의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들이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러시아가 참여하지 않는 어떤 형식의 회담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시베리아 서부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가스를 공급하는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계약 체결에 대해 “가능하면 빨리 수행하라”고 양국 관련 업체들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달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맺은 뒤 이뤄졌다. 양 정상은 약 50분간 대화를 나눴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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