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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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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도, 엔비디아도 꽂힌 “AI 제2의 물결”…소버린 AI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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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왼쪽부터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최수연 네이버 대표. 네이버 인스타그램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네이버 최수연 대표와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가 만났다. 네이버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하이파클로바X를 자체 개발한 ‘AI 플레이어’다. AI 열풍을 타고 미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까지 오른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는 ‘소버린 AI’를 강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네이버는 “국가별 AI 모델 구축을 위한 하드웨어 인프라를 제공하는 엔비디아와, 초거대 AI 모델 개발 원천기술을 보유한 네이버의 시너지를 모색하기 위해 만났다”고 밝혔다.

#독일을 대표하는 AI 스타트업 알레프알파와 ‘유럽 최대 민간 AI 연구소’를 내건 핀란드의 사일로AI는 지난달 13일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알레프알파는 “소버린 AI 기술로 유럽 조직에 힘을 실어주고, 새로운 성장의 길을 닦을 수 있도록 하는 사명을 위해 뭉쳤다”고 말했다. 2주 뒤 사일로AI는 프랑스 미스트랄AI와도 손잡았다. 미스트랄AI는 지난해 4월 창업한 지 1년 만에 기업가치가 8조원까지 불어날 만큼 ‘유럽의 자존심’으로 촉망받고 있다.

오픈AI, 구글 등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들이 AI 산업을 주도하는 가운데 독립적인 AI 역량을 쌓으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소버린 AI는 국가나 기업이 빅테크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AI 역량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지역 언어와 문화를 반영한 AI 개발이 여기에 해당한다. 빅테크 기업이 내놓은 AI는 미국 데이터 위주로 학습하기 때문에 미국 가치관에 편향된 결과물을 내놓는 한계가 있다.

생성형 AI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면서 국가 차원에서 경제, 안보 등에 미칠 영향을 따져보게 됐다. 많은 국가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자체 AI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기업으로선 자금력으로 무장한 거대 기업들과 정면으로 승부하기보다 각국 정부나 기관에 맞는 AI 환경을 구축하는 쪽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 네이버는 중동과 동남아 시장을 공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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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멘쉬 미스트랄 AI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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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황 대표는 지난해 11월 참여한 대담에서 소버린 AI의 부상을 두고 “우리는 지금 중요한 두 번째 물결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AI의 첫 물결을 민간기업이 주도했다면, 모든 국가가 소버린 AI를 구축해야 한다는 인식이 두 번째 물결을 불러왔다고 봤다. 이 같은 흐름은 AI 인프라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엔비디아에겐 반가운 일이다.

미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 프랑스, 인도, 대만, 캐나다 등 여러 국가들이 자국 AI 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해 공격적인 지원에 나선 상태다. 한국 정부도 지난해 ‘초거대 AI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놓고 산업 육성과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업계에선 AI 인프라 구축이나 개발보다는 활용에 방점이 찍혔고 지원도 다른 국가에 비해 약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은 “단순히 국내 기업들이 한국어에 특화된 AI를 만드는 것을 넘어 현지 언어 중심의 거대언어모델과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으로 시장을 만들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하 센터장은 “1~2년 안에 프랑스, 독일, 인도 기업들이 치고 올라올 수 있는 만큼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며 “정부가 제대로 판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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