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문짝 떨어졌던 보잉, '도어 플러그' 공급사 되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월 사고 원인' 스피리트 에어로시스템 4조7000억달러에 인수

머니투데이

비행 도중 동체에 구멍이 뚫리는 사고를 일으켰던 보잉 737 맥스9 기종의 항공편이 약 3주만에 운항을 재개했다. 사진은 항공기가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공항에 정박돼 있는 모습. /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잉이 항공기 부품공급회사인 스피리트 에어로시스템을 근 20년 만에 다시 사들인다. 지난 1월 보잉 737 맥스-9 항공기 사고 이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1일 파이낸셜타임즈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잉은 스피리트 에어로시스템을 1주당 37.23달러에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 총 인수 가격은 4억7000만달러(약 6조4800억원)다. 보잉은 2005년 스피리트 에어로시스템을 분사시켰지만 여전히 최대 고객사로 남아있었다.

이번 인수는 스피리트 에어로시스템의 분할을 전제로 한다. 보잉의 경쟁사인 에어버스가 스피리트 에어로시스템으로부터 자사 핵심 항공기 관련 생산 부문을 별도로 떼어 내 인수하기로 했다.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를 포함해 전세계 A220 및 A350 생산 기지가 여기에 포함된다.

보잉은 지난 1월 737 맥스-9 기체가 비행 중 도어 플러그 파열로 문짝 부분이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나며 다시 한번 안전 및 품질 문제가 불거졌다. 이로 인해 보잉의 항공기 생산이 크게 둔화하면서 전세계 상업 항공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1월 보잉 사고의 원인이 된 도어 플러그는 스피리트 에어로시스템이 보잉에서 분사한 후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춰 설계를 바꾼 부품 중 하나다. 해당 사고는 당시 기체의 도어 플러그 조립시 볼트가 누락되면서 발생했다. 보잉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 3월부터 스피리트 에어로시스템과 인수협상을 벌여왔다.

머니투데이

비디오 영상 캡처 사진에 지난 5월 8일(현지시각) 세네갈 다카르의 블레즈디아뉴 국제공항에서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한 후 화재가 발생해 승객들이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탈출하고 있다. 이날 승객 85명을 태운 트랜스에어 소속 보잉 737-300 여객기가 이륙 중 활주로를 벗어나 잔디밭에 처박혀 10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AP=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보잉은 항공기 납품업체를 다시 인수하면 제조 과정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보잉과 스피리트 에어로시스템의 통합은 항공 안전과 서비스 질을 높이고 고객과 직원, 주주의 이해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리트 에어로시스템을 사들인다고 보잉의 문제가 곧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1월 도어 플러그 사고 이후 미 연방항공청(CFAA)은 보잉의 베스트셀러인 맥스 항공기 생산에 한도를 부과했다. 항공사들도 항공기 납품 지연과 품질안전 이슈가 지속되자 보잉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에어버스에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앞서 2018년과 2019년 350명이 사망한 두 건의 대형 항공 사고(737 맥스-8 기종)로 인한 법적 책임도 피하기 어렵다. 전날 로이터통신은 미국 법무부가 사고 관련해 보잉을 사기혐의로 형사고발하고 유죄를 인정하거나 재판을 받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잇단 사고 이후 영입된 데이브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CEO) 역시 회사 이미지가 계속 나빠지며 올해 말 물러나게 됐다. 지난달 18일 미국 상원의원들은 칼훈 CEO를 향해 항공기 안전 문제로 날을 세웠고, 그가 받는 급여를 집중 추궁했다. 보잉은 최근 체계적 품질 관리 문제를 다루는 포괄적 계획을 FAA에 제출했다.

한편 이번 인수합병 거래의 자문사는 PJT파트너스와 골드만삭스, 콘셀로이며 법률 자문은 설리반&크롬웰이 맡았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