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등 6개 증권사, 하반기 국민연금 거래 증권사 명단 제외
수익성 측면 악재 불가피…브로커리지 부문 조직개편 전망도
SK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는 최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발표한 하반기 국내 주식 거래 증권사 명단에서 제외됐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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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 주식 시장 '큰 손' 국민연금이 최근 하반기 국내 주식 거래 증권사 명단을 발표한 가운데 새롭게 선정된 곳과 제외된 증권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탈락 명단에 이름을 올린 SK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에 어떤 여파가 이어질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국내 거래 증권사 선정위원회를 통해 하반기 거래 증권사 47곳을 선정하고 각사에 통보했다. 국민연금은 재무안정성을 포함한 감독기관 조치, 법인영업력의 안정성, 리서치평가 등 자체 기준을 통해 반기마다 거래 증권사를 심사해 명단을 발표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상반기에는 명단에 포함됐으나 하반기부터 국민연금과 거래하지 못하게 된 증권사 리스트다. 하반기 거래 증권사 명단에서 제외된 증권사는 총 6개사로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DB금융투자, 씨티증권, SK증권, 골드만삭스 등이다.
국민연금은 그간 거래 증권사를 선정하고 제외하면서 내부 규정에 따른 선정경위나 항목별 점수 등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탈락한 증권사 역시 선정 여부에 대한 결과만 통보받았기 때문에 평가 기간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는지, 신용등급에 조정이 생겼는지 여부 등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거래 증권사 명단에서 제외된 증권사 중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곳은 신한투자증권과 SK증권이다. 업계는 외국계 증권사인 씨티증권과 골드만삭스의 경우 올해 상반기 JP모건과 UBS가 국민연금 거래 증권사 명단에서 빠진 후 외국계가 점차 국민연금에서 손을 떼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대신증권과 DB금융투자는 법인영업 부문에서 국민연금을 담당하던 주요 인사가 이탈했기 때문에 이번 명단 제외가 자연스럽게 이뤄진 결과로 보고 있어서다.
양사 역시 이번 국민연금 거래 증권사 제외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아나,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판단하는 기준에서 감점 요인이 비교적 존재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먼저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4월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실 등에 과태료를 냈고, 6월은 주식 앱 서버 장애에 따른 기관 주의와 과태료 조치를 받은 점 등이 감점 요인으로 풀이된다.
신한투자증권은 자기자본 5조원 이상 초대형 증권사 중 유일하게 하반기 국민연금 주식 거래 증권사 명단에서 제외돼 충격을 더한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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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은 지난 19일 리서치센터가 A사에 대한 조사분석자료를 일반인에게 공표하기 전 제3자인 B자산운용 직원에게 먼저 제공하면서 금융감독원의 과태료 조치를 받았다. 또 올해 국내 신용평가사 3곳이 모두 SK증권의 재무 건전성을 지적하며 신용등급을 'A-'로 강등한 것 역시 재무안정성 평가 지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금융당국의 제재 조치가 거래 증권사에서 탈락한 배경이라고 꼽긴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과거 금융당국 제재가 흔치 않았던 시절에는 제재 조치 자체가 국민연금의 거래풀에서 제외된다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올해 당국 제재가 잦아지면서 조치를 받지 않은 증권사를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롭게 국민연금 거래 증권사에 합류한 NH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LS증권, 현대차증권, 흥국증권 중에서도 금융당국 제재를 받은 증권사도 있다.
다만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시장에서 130조원 넘게 굴리는 초대형 기관투자자인 만큼 거래 증권사에 들지 못한 증권사는 수익성 측면에서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연기금 자산 운용을 담당하는 법인영업부문에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어들 여지가 높아져 다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한투자증권은 자기자본 5조원 이상 초대형 증권사 중 유일하게 명단에서 제외됐고, SK증권은 지난 10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김신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올해 대대적인 분위기 쇄신에 나선 만큼 이번 국민연금 이탈이 가져올 여파가 타 증권사보다 더욱 크게 느껴질 수 있다"며 "기관투자자 중 가장 큰 손으로 꼽히는 국민연금이 고객 명단에서 빠지는 게 단순히 수익적인 악재 뿐만 아니라 향후 영업력이나 신용도를 결정하는 대외적 평판 등에서도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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