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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병역 거부’ 이스라엘 초정통파, 예루살렘서 검은색 챙모자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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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징집 판결’에 반발…“군대가 아닌 감옥으로” 폭력 시위 격화

징집 연령대, 인구의 24% 차지…‘하레디 면제’ 비판 계속 받아와

경향신문

이스라엘에서 초정통파 유대교 수 천 명이 30일(현지시간) 대법원의 징집 판결에 반발하는 폭력 시위를 벌였다. 사진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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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초정통파 유대교 수천 명이 30일(현지시간) 대법원의 징집 판결에 반발하는 폭력 시위를 벌였다. 초정통파 정당들이 참여하고 있는 연립정부의 존립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입지가 더 위태로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는 예루살렘에 모여 거리 행진을 했다. 이들은 초정통파 유대교 복장인 검정 챙모자와 검정 상·하의를 입었다. 이들은 가로등과 버스 정류장에 징집 반대 구호가 적힌 포스터를 붙였다. 포스터에는 “우리는 입대하지 않을 것이다”, “군대가 아닌 감옥으로”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초반에는 징집 반대 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등 비교적 평화로운 집회였지만 해가 지면서부터는 폭력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시위대가 돌을 던지고 공무원 승용차를 습격했다면서, 이에 맞서 물대포를 쐈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 대법원은 지난달 25일 초정통파의 병역면제 혜택에 법적 근거가 없다며 모든 이스라엘 국민이 똑같이 의무 군 복무를 해야 한다고 만장일치로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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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초정통파 유대교 수 천 명이 30일(현지시간) 대법원의 징집 판결에 반발하는 폭력 시위를 벌였다. 사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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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남녀 모두가 병역 의무를 지는 이스라엘에서 초정통파 유대교도인 ‘하레디’는 1948년부터 병역 면제를 받았다. 하레디는 세속적인 유대인 주권과 군 복무 개념을 따르지 않으며, 신학교에서 토라(유대교 경전)를 공부하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건국 초기 이스라엘은 이들이 이스라엘 국가 건립에 도움을 줬고, 홀로코스트로 학살된 초정통파의 명맥을 보존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정해 이런 혜택을 줬다.

그러나 교파 확장과 대가족 문화 등으로 면제 인원이 점점 늘면서 하레디의 징집 면제가 지속할 수 있지 않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인구의 약 13%(약 130만명)를 차지하는데, 젊은 층이 불균형적으로 많아 징집 연령대로 보면 24%를 차지한다. 특히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해 병력 수요가 높아진 점도 하레디 병역 면제에 대한 반발을 키웠다.

WSJ는 대법원 판결이 안 그래도 취약한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에 더 큰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연정에 참여 중인 샤스당, 토라유대주의연합 등 초정통파 정당들은 하레디에 대한 병역 면제 혜택이 종료되면 연정을 탈퇴하겠다고 위협해왔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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