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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안 돼" 소재 인질극에 덜덜? 이젠 없다…공급망 키우는 K반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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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日수출규제 해제 1년, 80%중국 소재 역전한 일본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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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와의 관계복원과 상호 간 수출규제 해제 이후 1년여 만에 우리나라 반도체용 불화수소의 일본 수입비중이 중국을 역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기습수출규제 이후 중국산 불화수소 수입 비중은 최고 80%를 넘어섰지만 일본과의 관계개선과 국산 불화수소 공급을 통해 공급망 안정에 다가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반도체 제조용 불화수소는 일본에서 1190만달러어치, 전체의 46.3%를 수입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은 30.6%, 대만산은 22.1%다. 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제조 공정 중 웨이퍼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에칭 공정 등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일본과의 상호 수출규제가 해제되기 전인 2022년과 달리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비중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중국산 불화수소 수입비중은 전체의 80.1%, 대만산은 10.8%, 일본산은 7.7%였다. 사실상 중국산 필수소재에 반도체 산업이 의존하는 형태다. 2019년 일본이 기습 수출 규제를 한 것처럼 중국 쪽 공급망에 문제가 생길 경우 다시 한 번 우리 반도체 산업은 타격을 입는다는 얘기다.

지난 한해동안 일본-중국-대만 등 주요 불화수소 수입국 의존도가 분산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 공급망이 한층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국산 불화수소 공급이 본격화 되면서 올해 1~5월 일본과 중국, 대만 등 3개국 불화수소 수입액은 전년 동기 3940만달러에서 35.3% 급감한 2550만달러로 집계됐다. 특정국가 뿐만아니라 반도체 필수소재의 해외의존도 역시 동시에 낮아진 셈이다.

수출규제 핵심소재 3대 품목 중 하나인 폴리이미드필름의 올해 1~5월 일본산 수입 비중도 65.1%로 지난해 1~5월 61.3%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폴리이미드필름도 수출규제 이후 국산화 및 대체재 사용이 늘면서 전체 수입액은 줄어드는 추세다. 반도체 제조용 레지스트의 경우 올해 1~5월 미국과 벨기에산 수입 비중이 높아지면서 일본산 수입 비중은 68.6%로 지난해 1~5월 79.3%보다 낮아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해제 이후 일본산 불화수소의 수입 비중이 높아졌다"며 "반도체 제조 업황과 국내 수요, 대체재 사용 및 국산화 비중 등을 고려해 3대 품목의 수출규제 해제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규제 풀고 中꺾은 日소재…공급망 안정+'국산' 경쟁력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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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 수출규제 해소 이후 일본산 불화수소 수입비중이 중국을 앞선 것은 단순히 2019년 수출규제 이전으로 복귀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2019년 7월 일본의 기습 수출 규제가 우리 반도체 제조 능력을 위협한 것과 달리 주요 핵심소재 수출 비중 균형과 소재 국산화 등을 통해 유사 사례 재발에도 공급망을 안정시킬 능력을 갖춰간다는 얘기다.

수출 통제를 포함한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패권 경쟁과 미국 대선 등 정치·지정학적 불안요소가 잇따르는 가운데 필수소재의 공급선 다변화는 물론, 국산화 제품의 경쟁력 확보를 통해 공급망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분석이다.

2019년 7월 수출규제 당시 국내 반도체업계는 중국, 대만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소재 국산화를 서두르면서 충격을 견뎌냈다. 그러나 소재-부품-장비와 완성품 제조 등으로 분업화된 반도체업계 특성상 자립화에 큰 비용을 투자하는 것보다 소재 등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공급망 안정이 효율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국빈 방문 이후 양국 간 상호 수출규제 해소를 서두른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과 미국이 보복성 수출통제 조치를 가하는 상황에서 필수소재의 중국 의존도가 클 경우 미중 갈등 불똥이 우리 산업으로 튈 가능성이 있는데다 일본산 불화수소는 중국산보다 순도도 높아 품질 등을 고려해도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과의 관계 개선 후 일본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의 한국 투자도 늘면서 국내 첨단산업 공급망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후지필름과 도쿄일렉트론(TEL)의 투자가 대표적이다. 일본 후지필름 그룹의 자회사인 한국후지필름일렉트로닉머티리얼즈는 이달 경기 평택에 국내 최초의 이미지 센서용 컬러레지스트(감광재료) 평택공장을 준공했다.

컬러레지스트는 반도체의 일종인 이미지 센서를 만들 때 필요한 소재로 후지필름의 시장 점유율은 80% 이상이다. 기존에 일본에서 수입해온 컬러레지스트를 한국에서 제조·공급해 국내 반도체 회사에 전량 납품할 수 있게 됐다.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인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경기 용인에 연구개발(R&D)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지난 1월 토지를 매입했다. 도쿄일렉트론코리아는 연구동과 팹(Fab)을 건립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일본 수출규제 해제로 국내 반도체 소재 기업들이 설 자리를 잃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여전히 있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기업들은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높은 품질의 일본산 반도체 소재를 수입할 수 있어 일본 수출규제 해제를 반기지만 소재 기업은 별개의 문제라는 시각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한국 반도체 소재업체들의 기술력이 높아진 측면이 있었다"며 "국내 반도체 소재 업체는 다시 일본산 소재 수입이 늘면 우리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것이 벽에 부딪히게 된다"고 말했다.

다행히 국내 생산기업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일본의 수출규제 해제에도 불구하고 불화수소 등 반도체 핵심소재의 총 수입액은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1~5월 전체 불화수소 수입액은 지난해 1~5월 대비 약 36% 줄었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기간 동안 우리 소재 기업들의 품질과 생산 경쟁력이 강화돼 국내 공급망 생태계가 충분히 조성됐다는 입장이다. 공급망 핵심 기술의 자립화를 위해 연구개발(R&D) 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차세대 첨단반도체기술센터(ASTC)를 구축해 신소재·첨단공장장비 장비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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